국채 금리가 주가를 따라 급락한 후 급반등했다.


종합지수는 전날 뉴욕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외국인의 지수선물 매수, 나스닥선물 상승 전환 등으로 오후 들어 큰 폭으로 올랐다.


채권 시장은 주가 하락세가 주춤하자 단기 금리 하락이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기 시작했다. 장중 일관되게 유지된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 달러/원 환율의 1,170원대 상승 등도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데 장애였다.


또 통안채 입찰에서 예정금액의 일부만 낙찰돼 한국은행의 통안채 순발행을 통한 유동성 흡수가 채권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 금리, 급락 후 급반등 = 23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19%포인트 상승한 5.64%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 2002-1호는 장 막판 전날보다 0.18%포인트 상승한 5.62% 수익률에 거래됐다. 한때 5.36%까지 떨어졌지만 급하게 반등했다.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는 0.19%포인트 오른 5.64%에 호가됐다. 역시 한때 5.35%로 급락한 뒤 급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0.14%포인트 상승한 6.09%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0.17%포인트 오른 5.62%를, 통안채 1년물은 0.09%포인트 오른 5.26%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 역시 큰 폭 올랐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0.18%포인트 오른 6.57%를, BBB- 등급 수익률은 0.15%포인트 상승한 10.45%를 각각 가리켰다.


마이너스 금리스왑스프레드는 다소 축소됐다. 통안채 2년물 기준 금리스왑스프래드는 마이너스 0.29%포인트에서 마이너스 0.21%로, 국고채 5년물 기준 금리스왑스프레드는 마이너스 0.18%포인트에서 마이너스 0.04%로 바뀌었다.


국채 선물은 대량 거래를 동반하며 나흘만에 큰 폭 하락했다. 9월물은 105.75로 전날보다 0.68포인트 내렸다. 거래량은 10만4,601계약에 달했다. 한때 106.80까지 치솟았지만 1.05포인트 수직 하락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4,612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투신사와 은행은 3,559계약, 2,302계약 순매수했다.


한국은행이 오전중 실시한 통안채 1년물 입찰에서는 예정금액 1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7,250억원만 금리 연 5.22%에 낙찰됐다. 응찰 금액은 1조450억원에 불과했다.


◆ 주가 안정이 금리 반등 연장의 필요 조건 = 금리 급등락은 주식 움직임과 궤적을 같이했다. 오전중 종합주가지수가 710선 아래로 급락할 때까지만 해도 국고 3년물 금리가 지난 11월 14일 기록했던 전저점 5.25%를 하향 돌파하기는 시간 문제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주식시장이 반등하자 채권 시장에서는 과매수됐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는 금리 급등을 이끌어냈다.


금리가 사흘만에 반등하자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 추세라는 의견도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오늘 지수선물을 6,578계약 순매수했듯 국내 주식시장을 그리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만 방어된다면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금리가 빠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고 3년물 금리는 5.75%선까지 갭메우기를 하고 5.80%선 근처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금리 상승이 단기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주가가 상승 전환하기엔 투자자들의 심리가 열악하다"며 "금리 급락세가 한차례 저지됐기 때문에 하락 속도가 다소 느려지기는 하겠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