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붕괴위기 가능성 까지 거론될 정도로 뉴욕증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주 주간 전체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 가까이 떨어진 847.76에 금요일 장을 막았다. 다우지수는 7.66% 밀린 8,019.26으로 8천선도 언제든지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며 나스닥종합지수는 4% 떨어진 1,319.15를 나타냈다. 주간 기준으로 미국 주가는 벌써 9주째 속락한 상태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해 9.11 테러사건 직후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나 S&P500지수는 모두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뉴욕증시의 문제는 장세를 호전시킬 수 있는 호재가 생길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더 많은 악재가 수면 아래 몸을 숨기고 있다가 불쑥 몸을 내밀 가능성이 훨씬 더 큰 국면이다. 기업회계 부정스캔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하켄주식내부거래설, 딕 체니 부통령이 대표이사로 있었던 핼리버튼의 부실회계 스캔들과 관련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기업에 대한 불신감의 고조와 함께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중동문제 역시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 악재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기업실적은 5분기나 연속 악화되는 상황을 멈추고 지난 분기 부터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S&P500 기업 중 지금까지 약 20%가 올해 2.4분기 실적을 공시했는데 이중 60%는 예상 보다 좋은 실적을 냈으며 28%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으며 12%만 저조한 실적을 냈다. 앞서 많은 기업들이 미리 예상치를 하향조정했다는 점이나 지난해 동기 실적이 워낙 형편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는 것이 반드시 기업실적이 호전됐다고 보기는 힘든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기업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미국경제에 관해 그런대로 괜찮다고 얘기했다. 문제는 이러한 호재성 발언이나 수익상황의 호전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는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는 발표 자체를 믿을 수가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기업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주에는 다우지수 종목인 3M을 비롯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AOL타임워너 및 대표가 내부거래설에 휘말려 있는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 등이 실적공시를 할 예정이다. 그외 AT&T, 아마존 닷 컴, 듀폰, 맥도널드, 이스트먼 코닥, JDS 유니페이스 등도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시장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주에 나오는 지표는 많지는 않다. 오는 25일에는 상무부가 지난달의 내구재주문 통계를 낸다. 내구재주문은 5월에는 0.9% 늘어났었으나 지난달에는 0.5%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는 연간기준으로 96만가구로 전월의 102만8천가구에 비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존주택 판매는 575만가구에서 573만가구로 줄었을 것이라는 게 분석가들의 관측이다. 오는 26일에는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체감지수 수정치가 발표되는데 이 수치는 잠정치 86.5를 그대로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연합)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