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골프의 자존심' 콜린 몽고메리(39)가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약진한 가운데 '황태자' 어니 엘스(32.남아공)가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20일(한국시간) 제131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2라운드가 열린 영국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골프링크스(파71. 7천34야드)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으나 악명높은 바람이 수그러져 선수들에겐 오히려 플레이를 펼치기에 편했다. 전날 3오버파 74타로 컷오프까지 우려됐던 몽고메리는 날씨 덕인지 이날 7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둘러 중간합계 4언더파 138타로 0시 현재 공동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몽고메리는 보기는 단 한개도 없이 신나는 버디 사냥을 계속, 18번홀에서 7번째버디를 챙겼다. 그러나 몽고메리의 코스레코드 기록은 엘스의 불같은 상승세에 수명이 하루로 끝날 전망이다. 엘스는 1∼3번홀을 연속 버디로 장식한데 이어 5, 6번홀과 8, 9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 전반 9개홀을 불과 29타만에 마무리지었다. 후반으로 넘어와 11번홀에서 1.5m짜리 파퍼트를 실패, 1타를 까먹었으나 엘스는 12번홀까지 중간합계 7언더파로 소렌 한센(덴마크), 카를 페테르손(스웨덴) 등 2위 그룹을 2타차로 제치고 단독선두에 나섰다. 한때 골프 황제 등극을 앞뒀다는 뜻으로 '황태자'로 불리다 타이어 우즈 (미국)출현 이후 우즈의 위세에 눌려 지냈던 엘스로서는 모처럼 우즈를 극복, 첫 브리티시오픈 타이틀을 노려볼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그랜드슬램 달성을 향한 우즈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0시 현재 9번홀까지 경기를 치른 우즈는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보기없이 버디 2개를 뽑아내며 중간합계 3언더파로 착실하게 점수를 줄여 나갔다. 엘스에는 4타나 뒤졌으나 우즈는 거의 대부분의 홀에서 버디를 노리는 등 절정의 샷 감각을 과시, 앞으로 무서운 추격전을 예고했다. 우즈는 이날 5번홀(파5)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로 향했지만 갤러리들이 밟아놓은 바짝 누운 풀 위에 볼이 떨어져 수월하게 버디를 잡아내는 행운까지 누렸다. 최경주(32)는 후반 연속 3개홀 보기로 주저 앉으며 2오버파 73타로 홀아웃, 합계 4오버파 146타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 났다. 최경주는 1∼2타차로 컷오프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