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들의 잇단 사임으로 터키 연정이 붕괴위기를 맞고있는 가운데 이스마일 켐 외무장관도 사임할 것으로 알려져 뷜렌트 에제비트 총리(77)의 연정 와해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터키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CNN-투르크 TV는 이날 켐 장관 측근들의 말을 인용, "켐 장관이 장관직 사퇴와집권 민주좌파당(DSP) 탈당을 결심했다"며 "수 일 안에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켐 장관이 실제로 사임하게 되면 연정내 DSP 부총리들도 연쇄적으로 사임할 것으로 보여 3당으로 구성된 연정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터키 연정은 에제비트 총리의 건강문제로 촉발된 일부 정치권의 조기총선요구와 이에 동조한 연정 소속 부총리 등 각료들의 잇단 사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에제베트 총리는 자신의 오른팔이던 후사메틴 오즈칸 부총리가 지난 8일사임한뒤 각료들이 잇따라 사퇴하는 사태가 빚어지자 공석이 된 각료들의 자리에 새장관을 임명, 총리직을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오즈칸 부총리가 터키 경제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케말 더비스 경제장관과 켐 장관 등을 포함시킨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 에제비트 총리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8일 이후수 차례에 걸쳐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정 소속 극우 민족행동당(MHP)은 10일 조기총선을 오는 11월에 실시하는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특별회기를 9월께 개최하자는 제안서를 의회에 제출, 에제비트 총리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하고 있다. 이처럼 조기총선에 대한 요청이 거세지자 에제베트 총리도 이날 터키 유력지 밀리예트와의 인터뷰에서 "조기총선은 잘못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어쩔수 없는상황이 된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혀 조기총선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에제베트 총리는 "연정내 3개 정당 대표들이 새 선거일자를 정하게 될 것"이며"조기총선 실시 시기는 당초의 2004년 4월보다 앞당겨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앙카라 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