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투자 방향타를 적극 매수쪽으로 돌리고 있다. 5일 외국인은 현·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다. 이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단숨에 780선위로 올라섰다. 강력한 저항선으로 인식돼 온 20일이동평균선(777선)을 손쉽게 돌파,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날 8천계약이 넘는 외국인의 선물순매수는 지난해 9월12일 이후 최대규모이며 선물시장 개설 이후 세번째로 많은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공격적인 현물 매수에 이어 선물시장에서도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선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바뀐 시각을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저가실적주에서 지수관련주로 매수세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 시장에 대한 확신을 반영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수관련주로 매기 이동=외국인의 매수패턴이 요즘들어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실적대비 낙폭이 큰 저가주를 중심으로 매수를 유지하던 외국인이 최근 삼성전자 포스코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을 사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지난달부터 외국인은 누적 순매수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며 "최근 2,3일동안 저가주보다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지수관련주를 입질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진단했다. ◆공격적인 선물포지션=이틀 연속 1천5백억원이상의 현물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8천2백85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9·11'테러사태 다음날인 9월12일 하룻동안 1만2천8백4계약을 순매수한 이후 최대규모다.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순매수를 외국인의 투자방향 '선회'로 보고 있다. 그동안 입질 수준에 그치며 반신반의했던 외국인의 국내증시에 대한 시각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11일 트리플위칭데이 이후 선물시장에서 순매도규모를 4천계약 유지하며 약세장에 대비해 왔다. 한화증권 박은용 선물영업팀장 "현·선물을 동시에 대거 매수하며 시장을 끌어올린 걸로 봐서 추세전환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황정현 선임연구원도 "외국인이 조정을 예상하던 투자자들에게 의외의 일격을 가했다"며 "외국인이 이번에도 상승랠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쏘아올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음주 초가 분수령=전문가들은 상승추세를 인정하면서도 다음주 월요일(8일)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립기념일로 휴장했던 미국시장이 개장하는 데다 이날 갑작스런 급등장세에서 미쳐 손을 쓰지 못했던 기관들이 파생시장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지수상승을 적극 방어하고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은용 팀장은 "기관들은 옵션만기일까지 800선은 힘들 것으로 보고 콜옵션을 대규모 순매도해놓은 상태"라며 "월요일도 지수가 급반등한다면 파생거래에서 예상외의 큰 손실을 입게 돼 있다"고 전했다. 4일 현재 기관은 콜옵션 1백16만계약을 행사가격 95.00수준에서 순매도한 상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