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관광서비스업계에 타격을 주었다. 기대했던 특수는 커녕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지경에 처한 곳이 많았다. 해외관광 발길이 끊겼고, 외국인 관광객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45%를 차지하는 일본관광객이 절반이나 감소한게 큰 타격이었다. 최대 10만명선으로 잡았던 중국관광객 역시 기대치에 크게 못미쳤다. 문화관광부는 당초 64만명선으로 예상했던 월드컵기간중의 외국인 관광객 규모를 54만명으로 하향조정하고 다시 지난해(46만명)보다도 못한 45만명선으로 낮추어야 했다. 월드컵 기간 중 열린 문화행사도 볼륨은 커졌으나 외화내빈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공연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은 작품성이 뛰어났으나 공연 기간이 3일에 불과했고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은 관객을 모으지 못했다. 월드컵대회 기간중 대한민국 국악제도 열렸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끄는데는 실패했다. 월드컵은 그러나 관광대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되었다는게 중론이다. 롯데관광의 김효중 이사는 "붉은악마들의 거리응원 열기에, 4강신화로 더해진 살아 움직이는 국가이미지가 한국 관광발전의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태희 경희대교수는 월드컵개최국가로서의 이미지를 활용한 포스트이벤트 행사의 중요성을 말한다. 월드컵은 향후 스포츠이벤트 개최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는 만큼 월드컵과 관련된 관광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관광시장 다변화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월드컵기간중 일본관광객의 공백을 메워주었던 구미지역의 관광객이 재방문할수 있는 홍보와 상품개발노력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평균 1인당소득 1만∼10만위안, 가구당 3만∼10만위안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행에 관심이 많은 3억명선의 중국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중국인관광시장 개발에 더욱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수용태세의 재점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이 불편없이 여행할수 있도록 관광안내, 교통, 숙박, 음식 등 전반적인 관광수용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관광연구원의 김덕기 연구위원은 특히 관광수용 여건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부처간 인식확산 및 정기적인 모니터링제도 운영, 관광안내정보 표기에 대한 감리제도 시행 등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이와관련, 관광안내전화 운용활성화, 관광안내소 전국네트워크화, IT기술을 이용한 관광안내체계 개선 등을 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월드컵경기장을 연계한 문화·관광상품 및 음식문화체험 등 고유상품으로 한국문화의 매력을 체험케함으로써 '다시 오고 싶은 한국'의 이미지를 다듬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CNN, 스타TV 등 세계적 공중파매체를 활용한 포스트월드컵홍보 강화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월드컵기간중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과 새로운 한류(韓流)파급 국가를 대상으로 한 관광유치단도 지속적으로 파견, 시장다변화 및 잠재관광층 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