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결승에 진출하려면 핵심 선수를 제물로 바쳐라.' 지난 25일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한국과의 준결승에서 1-0으로 승리한`전차군단' 독일의 플레이메이커 미하엘 발라크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뛰지 못하게 되면서 월드컵 결승 진출팀의 핵심 선수들과 결승전의 악연이 재연됐다. 미국과의 8강전에서 결승골을 뽑아 1-0의 승리를 이끌었던 발라크는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30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결승 진출을 주도했지만 옐로카드를 받아 꿈에도 그리던 결승에서 뛰지 못하게 됐다. 발라크는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 이미 옐로카드 1장을 받아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은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서 치를 수 밖에 없게 됐다. 지난 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월드컵 결승 진출팀 핵심선수들의 불운이 새천년 첫 월드컵에서도 이어지고 것이다. 이탈리아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가 `해결사' 클라우디우 카니자를 희생하고 결승티켓을 얻었다. 당시 카니자는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뽑아 아르헨티나를 8강에 올려놓았고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에서도 1-1의 동점골을 넣어 승부차기 끝에 팀이 결승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서독과의 결승에는 뛸 수없었고 핵심 공격수가 빠진 아르헨티나는 0-1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또 94년 미국대회에서는 이탈리아의 핵심 수비수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가 팀의 결승 진출을 위해 몸을 바쳤다. 코스타쿠르타는 준결승에서 옐로카드를 받아가며 불가리아의 스트라이커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를 완벽하게 묶어 팀의 2-1 승리에 적지않은 공헌을 했지만 경고 누적으로 브라질과의 결승에는 뛸 수 없었다. 이탈리아는 결승에서 크스타쿠르타의 공백을 힘겹게 메웠지만 승부차기 끝에 2-3으로 패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98년대회에서도 개최국 프랑스의 중앙 수비수 로랑 블랑이 2-1로 승리한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에서 상대 공격수를 막다가 퇴장당해 3-0으로 승리했던 브라질과의 결승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발라크에 이어 26일 오후 브라질과 결승 티켓을 다투게 될 터키의 수비수 알파이 외잘란도 "결승에만 오를 수 있다면 퇴장도 불사하겠다"며 결승을 위한 순교 행렬에 동참할 뜻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