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월드컵 이후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민의 일상사가 되다시피 한 월드컵이 끝나면 정신적 허탈감으로 일시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일탈의 기쁨을 느꼈던 축제가 끝난 뒤 찾아오는 공허감을 이기지 못하면 현실기피, 의욕상실, 우울증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증후군'을 극복하고 평소의 생활리듬을 되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꿈'에서 깨어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스포츠는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윤활유일뿐 생활의 전부는 아니다"면서 "월드컵이 끝나면 먼저 자신의 주변을 차분히 살펴보고 그동안 미루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면 생활의 리듬을 회복하는데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월드컵이라는 몰두대상이 사라지면 아쉬움이 생기면서 정신적으로 공허한 상태가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월드컵을 하나의축제로 받아들이고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었다는데 의미를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말했다. 이 교수는 "월드컵 이후 평소의 생활리듬을 되찾기 위해서는 가능한 친구를 만나는 시간이나 술자리를 줄이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등산이나 산책, 조깅 등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을 적절히 하는 것도정신건강에 이롭다고 충고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주연호 교수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고조된 축구열기를살려 직접 조기축구를 시작하는 것도 월드컵 이후 공허한 마음을 다스리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