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강을 건너 요코하마로 간다.' 두차례의 연장 격전을 치르며 체력이 완전히 바닥났지만 `축구강국 대한민국'을세우려는 태극전사들의 투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 오는 25일 오후 8시30분 `민족의 젖줄'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차군단' 독일과 격돌하는 태극 전사들이 4강신화 달성의 감격을 잠시 접고또다시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결승전이 열릴 일본 요코하마로 가는 마지막 9부 능선에서 만나는 한국과 독일의 대결은 두 민족이 역사적으로 유사한 고난의 길을 걸어 왔기에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한국과 독일은 2차세계대전 이후 민족이 갈라졌고 각각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뤄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지만 축구를 통해 고난을 이겨왔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 2차대전에서의 패전후 폐허더미에 있던 독일(당시 서독)은 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헝가리를 꺾고 우승, 국민에게 희망을 던졌고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세번째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통일을 앞둔 독일의 국운 상승을 전세계에 알렸다. 한국도 일제 강점기에 경성과 평양을 오가는 경평축구대회로 나라없는 민족의설움을 달랬고 54년 스위스월드컵에 출전, 본선 무대를 두드린 이후 48년만에 4강신화를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새천년에 처음 맞는 2002한일월드컵대회에서 이룬 눈부신 성과에 만족치 않고 독일을 꺾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 경제난과 각종 정치비리로움츠러있는 국민의 어깨를 활짝 펴게 할 기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40위에 불과한 한국이 넘어온 높은 산들은 폴란드(38위), 미국(13위), 포르투갈(5위), 이탈리아(6위), 스페인(8위). 상승세의 급류를 타고 부산과 대구, 인천, 대전, 광주를 거쳐 서울까지 올라온한국은 비록 역대 대표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체력을 바탕으로 선전했지만 16강과 8강전에서 잇따라 연장전 승부를 펼친 만큼 이제 그 체력도 바닥을 드러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23일 오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몸을 추스른뒤 오후 5시께부터 미사리축구장에서 회복훈련을 실시하며 독일전 대비에 착수했다. 허리 부상중인 최태욱(안양)과 스페인전 도중 기존에 다친 왼쪽 발목에 다시 충격을 입고 교체된 김남일(전남), 전날 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삐끗했던 안정환(페루자) 등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그동안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은 차두리, 이천수등 조커들을 총동원한다는 복안이다. 월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랭킹 11위의 독일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높이와 파워'로 맞서겠다며 승부수를 띄웠다. 제공권이 탁월한 득점랭킹 공동 1위 미로슬라프 클로세를 중심으로 한 장신 선수들로 하여금 한국 수비진을 흔들고 한국보다 하루 더 휴식을 취한 체력을 바탕으로 파워대결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벼르고 있는 것. 한편 4강을 가려낸 이 대회는 24일까지 휴식을 취한뒤 25일 한국-독일전을 시작으로 4강 토너먼트에 들어간다. (서울=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