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8강 진출로 월드컵 열기가 더해가면서 스페인전이 있는 22일에도 지난 10일 미국전 때처럼 경제계가 사실상 '임시휴업'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대기업들이 토요일 격주휴무로 쉬는 날인데다가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어차피 근무 분위기가 제대로 잡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 휴무일전환을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 대부분 격주휴무일 = LG는 연월차를 활용해 사실상 매주 토요일을 휴무일로 운영하고 있으며 SK, 한화, 현대차, 대우차, 코오롱 등도 대부분 매월 2째주와 4째주에 격주휴무를 적용하고 있어 별도의 조정없이 직원들이 응원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현대차와 대우차는 공장도 격주 휴무를 적용하고 있어 생산직 근로자들도 22일에는 `붉은 악마'가 돼 4강진입을 기원하며 마음껏 응원을 펼칠 수 있게 됐다. ◆ 휴무일 전환 결정.검토 = 토요 격주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근무하는 토요일에 해당되는 22일을 휴무일로 하고 대신 다음주 토요일을 근무하는 날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원하고 근무 분위기도 뒤숭숭할 것 같아서 이런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이번주 토요일이 근무일인 삼성은 일단 정상근무 방침을 세워놓고는 있지만 휴무를 하자는 직원들의 의견이 있어 휴무 실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시청앞에 모여 길거리 응원을 펼칠 `붉은 악마'들을 위해 태평로 삼성본관 지하의 화장실 등을 토요일 오후에도 개방키로 결정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 울산점, 울산동구점 등 영남지역 3개 점포는 당초 오는 24일로 정해져 있는 정기 휴무일을 앞당겨 22일 휴무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영남본부 오진현 판매기획팀장은 "온 국민의 관심이 스페인전에 쏠려 매출이 평소 토요일보다 7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출도 오르지 않는 데 직원들만 고생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본부장이 전격 결정했다"고 말했다. 광주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휴무일을 전환키로 했다. ◆ 공장가동도 일시 중단 = 쌍용자동차는 경기 시간에는 조업을 잠시 중단하고 공장 직원들이 식당에 모여 TV를 통해 경기를 공동관람케 할 계획이다. 제지공장도 자동화에 힘입어 최소한의 인력으로도 정상 가동이 가능한 만큼 경기 시간때는 근무인력을 어느 정도까지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치산업인 반도체, 석유화학 등은 업종 특성상 계속 공장을 가동한다. ◆ 오전근무-오후휴무 = 한솔, 효성,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경기가 오후에 있는 만큼 토요일 오전 근무를 고수하더라도 직원들의 경기 관람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아직까지 근무 체제 변경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사내 체육관과 식당 등을 경기 시간에 직원들에게 개방하고 음료수를 제공하면서 원하는 직원들이 공동으로 응원전을 벌일 수 있게 해연대의식과 소속감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