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의 로스컷(loss cut:손절매) 매물이 단기적인 수급부담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가가 5일동안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단기급락한 종목이 잇따르자 기관들이 로스컷 매물을 내놓고 있다. 로스컷은 보유 종목이 매입가격보다 15∼30%이상 떨어졌을 때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파는 것. 투신사 투자자문사 연기금 보험사 등은 위험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로스컷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엔 종목뿐 아니라 펀드에 대해서도 로스컷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10%를 넘으면 보유종목을 모두 팔거나 선물 매도로 투자 손실에 대한 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로스컷 매물=김영수 튜브투자자문 대표는 "코스닥의 경우 80% 이상이 로스컷대상에 들어가고 있으며 거래소시장에서도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핵심 블루칩을 제외한 상당수 종목이 기관의 로스컷 가격대에 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날 대형주 가운데 약세를 보인 삼성전기 대한항공 삼성물산 제일기획 LG애드 태영 등의 주가가 손절매 범위대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 대한재보험 대신증권 등 일부 금융주도 로스컷 가격대에 진입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기관이 최근 주가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처럼 로스컷 물량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임종헌 선에셋투자자문 이사는 "로스컷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고민하는 기관=투자손실 관리를 위한 로스컷제도는 '바닥권 매도'라는 단점도 안고 있다. 따라서 일부 기관들은 최근 주가하락이 해당종목의 내부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전체 시장의 급락 여파에 따른 것인 만큼 '예외'를 두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로스컷제도를 지키되 최근 증시여건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투신은 핵심블루칩 등 대형주에 대해선 로스컷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