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고지는 내가 먼저 밟겠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 22일째인 21일에는 잉글랜드-브라질(시즈오카), 독일-미국(울산)의 준준결승 두 경기가 치러진다. 낮 경기로 펼쳐져 더위가 변수가 될 잉글랜드-브라질전은 `미리보는 결승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가 예상되고 전통의 강호 독일과 신흥 축구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미국의 `충돌'도 흥미 만점의 경기 내용이 기대된다. 나란히 5골을 기록, 득점경쟁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호나우두(브라질)와 미로슬라프 클로세(독일)가 과연 8강을 통과해 골을 추가할 기회를 잡고 '마의 6골벽'을 허물어트릴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잉글랜드-브라질(15시30분.시즈오카/KBS-1,MBC,SBS) 세상 어떤 것도 다 뚫을 수 있는 창과 어떤 무기로도 흠집을 내기 힘든 방패가 맞닥뜨리면 어떻게 되려나. 브라질은 16강전까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13골을 넣어 독일(12골)을 제치고 팀최다득점을 기록중인 반면 잉글랜드는 득점은 5골에 지나지 않지만 4경기에 1골만 내주는 '철벽수비'를 과시하고 있다.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 '3R 편대'의 파상 공세를 리오 퍼디낸드가 이끄는 잉글랜드 포백 수비가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브라질의 `3R 편대'는 팀의 13골 가운데 10골을 엮을 정도로 공격 선봉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특히 호나우두(5골), 히바우두(4골)의 존재는 잉글랜드팀에도 위협이 된다. '죽음의 조' F조에 속했던 잉글랜드는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수비수 대니 밀스의 실수로 1골을 허용했을 뿐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덴마크 등 강호들과 경기에서 한 번도 골문을 내주지 않았을 정도로 수비 조직력이 더욱 단단해 지고 있다. 이번 대회 들어 강팀들과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수비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다 데이비드 베컴을 축으로 역습을 노리는 작전이 성공을 거뒀는데 브라질전에서도 이같은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나우두-히바우두, 베컴-마이클 오언 양팀 스타플레이어 `짝'의 활약과 함께 호나우두, 히바우두의 매 경기 득점행진 유지 여부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독일-미국(20시30분.울산/KBS-2,MBC,SBS) `전차군단'이라는 별명이 암시하 듯 독일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거친 몸싸움, 탄탄한 조직력의 축구를 대표하고 미국은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한 역습이 돋보인다. 승부의 `무게추'는 우승 3차례, 준우승 3차례의 빛나는 전통과 선수 면면에서 중량감이 큰 독일쪽으로 기운다. 하지만 미국이 포르투갈, 멕시코 등 쟁쟁한 우승후보들을 꺾고 72년만에 8강대열에 합류,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이 탄탄해져 승부에 대한 섣부른 예단은 의외의 결과로 망신당하기 십상이다. 독일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을 치르며 12골을 넣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의첫 경기 때 8골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평균 1.3골을 기록한 셈이어서 심각한 골 기근이 문제다. 그나마 세계적 골키퍼 올리버 칸이 4경기에서 1골만 내주며 골문을 단단히 걸어잠근 게 독일의 힘이다. 미국은 도노번, 비즐리의 스피드로 독일 측면을 뚫은 뒤 맥브라이드, 매시스가 결정을 짓는 전형적 공격루트를 택하고 경고누적으로 멕시코전에 빠졌던 헤지덕이 수비라인에 복귀, 짜임새를 더할 전망이다. 경기 결과 못잖게 이번 대회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칸과 브래드 프리덜의 골문 지킴이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또 한국이 스페인을 꺾고 4강에 오를 경우 이 경기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다는 점도 관전자로서는 반드시 숙지해야 할 점이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