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 경제위기설이 고조되고 있는 브라질과 우루과이에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국가파산상태인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의 전염을 막기 위한 비상조치다. IMF는 브라질에 이날 48억달러의 IMF자금 인출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브라질의 IMF자금 수혜액은 1백억달러로 불어났다. IMF는 우루과이에 대해서도 15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승인했다. 브라질과 우루과이 경제는 지금 IMF로부터 긴급자금을 지원받아야 할 정도로 악화돼 있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의 가치는 달러당 2.8헤알로 연초의 달러당 2.3헤알에 비해 21% 떨어졌다. 연초 14,000선이던 상파울루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12,000으로 하락,금융위기 국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웃의 아르헨티나가 지난해 디폴트(채무상환불능)상태에 빠진 후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데다 국제투자자들이 브라질을 아르헨티나와 동급으로 판단,브라질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빼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룰라효과(Lula effect)'라는 역풍까지 불어 경제위기감이 더욱 고조된 상태다. 룰라효과는 올 10월 브라질 대통령선거에서 좌익 노동자당의 룰라 다 실바(Lula da Silva)후보가 여당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해외투자자들과 금융기관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현상.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등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브라질정부의 총부채는 2천9백억달러로 아르헨티나(1천5백억달러)의 약 2배다. 우루과이 경제위기도 아르헨티나사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가부도사태에 빠지자 지레 겁을 먹은 국내외투자자들이 우루과이은행에서 예금을 대거 인출,도산 은행들이 속출하면서 우루과이는 금융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IMF측은 구제자금 지원으로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처럼 국가부도사태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앤 크루거 IMF 수석 부총재는 "브라질과 우루과이경제가 어렵긴 해도 디폴트사태에 빠지기전의 아르헨티나 경제만큼 심각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