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는 국내 가전시장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매출 1조5천억원의 대표적 가전유통업체다. 가전양판점이라는 틈새시장을 발굴하면서 최근 들어 급성장해 삼성,LG전자도 무시할 수 없는 가격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가전업계 전반에도 큰 파급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명쾌하게 규명되지 않았던 대우 위장계열사의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재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발단=이번 분쟁은 대우전자와 하이마트간 5천3백억원에 달하는 빚분쟁이 발단이 됐다. 지난해 10월 하이마트측이 대우전자의 물품판매를 거부하면서 촉발된 분쟁은 대우전자가 하이마트로부터 받지 못한 물품대금과 이자 등 5천3백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이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재 가전사업부문을 중심으로 기업분할을 앞둔 대우전자는 생존차원에서 국내 전략적 유통망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반면 하이마트는 기존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채무관계를 정리하고 대우와의 관계를 청산하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 2월 양측이 가합의에 도달했으나 하이마트측 이사회에서 합의안 수용을 거부해 민사소송이 진행중이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두 회사의 반목은 감정싸움으로 확대되면서 전 대우그룹 최고경영진까지 개입하는 사태가 초래됐다. ◆전말=고발인이 주장하는 15% 지분권의 근거는 1987년 하이마트 설립 당시 자본금 52억원중 7억8천만원의 출처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당시 하이마트의 지분은 △세계물산(9억9천9백만원) △신성통상(9억7천3백만원) △고려피혁(9억8천만원) △신한(6억6천8백만원)△이수화학(8억원) 등 전 대우그룹의 위장계열사와 김우중 회장 자금이 포함된 19명 임직원 명의의 7억8천만원으로 구성됐었다. 대우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위장계열사 지분은 하이마트측이 인수,임직원과 일부 특수관계인 명의로 바뀌었다. 세계물산은 H상호신용금고 대표인 이모씨에게,신한의 지분은 박모씨에게 각각 인수됐다. 나머지 회사의 지분은 S사장 취임 이후 하이마트가 인수했다. 김우중 회장이 명의신탁한 지분도 일부 변동이 이뤄졌다. 7억원중 5억원 가량이 하이마트의 지점장 출신인 J모씨 이름으로 넘어간 후 다시 K씨로 변경됐다. 일부는 아직 원래 명의신탁한 하이마트 임직원 이름으로 남아있다. ◆파장=고발인의 주장대로 지분 15%에 대한 소유권이 인정될 경우 당장 하이마트 최대주주가 달라진다. 현재 1대주주는 11%가량을 보유한 S사장이다. 그러나 하이마트 설립이후 증자와 위장계열사 지분인수 등을 통해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경영체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또 고발인의 요구가 수용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 회장 돈으로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공적자금 회수차원에서 당연히 국고로 환수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김우중 회장의 개인자금과 명의신탁,위장계열사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번 사건의 성격이다. 검찰고발이라는 사실상 '공개적'인 방법으로 하이마트가 대우의 위장계열사였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