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가 아시아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시아 축구가 유럽을 쐈다."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은 18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국가 언론들은 코리아가 월드컵 역사에 또 하나의 이변을 만들었다며 일제히 급보를 타전했다. 특히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언론들은 "한국이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이긴 경기"라고 평가하고 "한국은 이제 신흥 축구강국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스포츠 전문 TV인 ESPN은 한국을 세네갈 미국 터키와 함께 세계 축구계의 4대 신데렐라로 지칭했다. ○…"13억 중국인들이 경악했다." 중국대륙은 이날 밤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하는 순간 '아∼'하고 함성을 질렀다. 한국-이탈리아전을 생중계한 CCTV 해설자는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이 세계를 상대로 싸운 게임이었다"며 "결국 아시아가 유럽의 축구를 누른 쾌거"라고 환호했다. 그는 "오늘 게임은 실력의 승리,패기의 승리,노력의 승리"라며 "한국인들에게 무한한 감탄과 영광,찬사를 보낸다"고 흥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월드컵 본선 역사상 최대의 역전극을 끌어냈다"며 "이탈리아가 '급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66년 북한이 이뤄낸 신화를 다시 한번 재현했다"고 극찬했다. 아사히 TV는 "한국의 승리는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쾌거이자 자랑거리"라며,히딩크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선수들의 불같은 투혼을 높이 평가했다. 아사히 TV 아나운서는 "일본이 터키에 진 후 한국이라도 잘 싸워주길 기대했는데 너무나 멋진 경기를 보여줬다"며 감격해했다. 신주쿠 아카사카 등 한국교민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는 안정환 선수의 골이 터진 직후 여기 저기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이 하늘을 찔렀고,식당 등에서 TV로 경기를 시청하던 주재원 학생 교민들은 너나없이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AFP통신은 "월드컵 72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변 중 하나"라고 보도했고,AP통신은 "이탈리아 트라파토니 감독은 패배의 제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BBC스포츠도 "1966년 북한에 패했던 아주리 군단이 36년만에 또다시 한국에 의해 흔들렸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프랑스 TF1 TV는 "한국의 8강진출은 운이나 홈그라운드 이점 덕분이 아니라 실력에 의한 것"이라 평가하고 "한국이 신흥 축구강국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네덜란드는 "한국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국의 멋진 승리다"며 기쁨과 찬사를 보냈다. 네덜란드 2TV는 "히딩크와 태극전사는 8강도 두려울 게 없다"고 흥분했다. ○…"오 마마미아! 아주리 군단은 어디로 가는가." 경기가 끝나자 이탈리아 국민은 허탈감과 충격속에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하고 '오 마마미아(어쩌면 좋으냐)'만 외쳤다. 로마 시내 카부르 카페에서 경기를 관람했던 축구팬들은 "한국이 이탈리아를 지옥으로 차버렸다"며 머리를 감싸고 흐느꼈다. 밀라노 광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한 여성 축구팬은 "지난 66년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며 '우나 코리아(Una Corea·한국이 첫째)'를 되뇌였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아주리 군단의 정신력이 해이해져 월드컵 16강 첫 진출국인 한국에 패했다"며 분노에 찬 실망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탈리아 우노 TV는 "처음 월드컵 16강전에 출전한 한국이 우승후보인 이탈리아에 맞서 큰 이변을 일으켰다"며 "아주리 군단의 패배는 실망 그 자체지만 한국 축구의 실력 향상은 인정한다"고 촌평했다. 스포츠지 라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이탈리아 팀의 패배를 안타까워하면서도 "한국이 우수한 경기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도쿄=양승득.워싱턴=고광철.뉴욕=육동인.베이징=한우덕.밀라노=강혜구 특파원 you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