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거래소시장에서 사흘째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특히 지난달 15일 이후 한달만에 처음으로 현물주식과 선물을 동시에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대부분 삼성전자로 집중됐다. 올들어서만 3조5천억여원 어치를 팔아치운 만큼 "팔만큼 팔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증시가 모처럼 급반등에 성공하고 반도체 가격도 때마침 오름세를 타면서 삼성전자의 상승논리를 제공했다는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증시와 반도체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사흘째 순매수 나선 외국인=외국인은 18일 거래소시장에서 2백3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지난 14일(4백33억원 순매수)과 17일(40억원 순매수)에 이어 사흘째 매수세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지난 17일까지 모두 1천3백95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월간 단위로는 아직까지 순매도 기조다. 지난달까지 확실한 매도기조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달들어 다소 방향성을 찾을 수 없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달들어 10거래일 동안 6일은 순매수,4일은 순매도를 나타냈다. 골드만삭스증권 임태섭 이사는 "미국 경기와 증시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국인 매매에 방향성이 없다"면서 "당분간 전날 처럼 주가가 많이 빠진 뒤에 조금씩 주식을 사 모으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한단계 상승하려면 수출이 회복돼야 하는데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이 걸림돌"이라면서 "미국 경기지표에 일관성이 없고 투자자들도 지표를 그대로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가격 반등세=1백28메가 SD램(16M?8)이 최근 사흘째 반등세를 보였다. 아시아현물시장에서 지난 3월 4달러선(평균가격 기준)에 거래되던 D램 현물가격은 계절적 비수기인 2·4분기 들어 내림세로 접어들어 지난달 10일에는 평균가격이 2.06달러,최저가격이 1.65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D램가격은 횡보세를 보이다가 지난 14일부터 오름세로 전환됐다. 이날엔 평균가격이 2.24달러로 전날보다 2% 이상 올랐다. 2백56메가 SD램(32M?8)도 0.8% 가량 상승했다. SK증권 전우종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는 "D램가격이 단기급락 이후 2달러선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업체들의 원가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2달러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그는 "3분기 이후 D램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매종목=외국인의 관심은 삼성전자에 집중돼 있다.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은 2백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8일 순매수금액을 합치면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금액은 5백억원을 웃돈다. SK(1백93억원) 풍산(1백5억원) 현대백화점(1백억원) 현대중공업(1백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국민은행을 5백45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비롯 삼성전기(-3백96억원) 현대자동차(-3백48억원) 삼성SDI(-3백14억원) 신한금융지주(-2백13억원) 등을 주로 처분했다. 순매도 상위종목에 주로 수출비중이 높은 종목이 포진돼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운수장비,금융업종에 대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철강 유통 건설 종이목재업은 소폭 매수우위를 보였다.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의 배경으로 △외국인 지분율 단기 급감 △통신사업부문 호조 △2백56메가 D램 비중 증가 등을 꼽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