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월드컵 16강진출을 달성한 축구국가대표팀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하지만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지난달 26일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골반부위를 다친 이후 정상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독수리' 최용수(이치하라)는 지금 힘을 낼 수 없는 날개를 부여잡은 채 울고 있다. 대표팀내 `함구령'에 따라 부상상태가 베일에 가려 그간 갖은 추측을 낳았지만 최용수의 부상정도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의료진 관계자에 따르면 최용수는 17일 오전 건양대 병원에서 MRI촬영을한 결과 골반 부위의 근육 몇가닥이 늘어난 가운데 응고됐던 피가 녹아 몸안에 고여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주사기로 고여있던 피 12cc가량을 뽑아낸 뒤 압박붕대와 모래주머니로 몸을 고정시켜 놓은 최용수는 앞으로 2~3일간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 최용수는 프랑스전에서 다친 뒤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거의 회복했었지만 부상재발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지난 10일 미국전에 투입됐던 게 화근이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최용수가 미국전에 꼭 필요한 선수라며 출격준비를 명령했고, 결국 몸상태가 완전치 못했던 최용수는 경기 중 점프를 하다가 치료로 아물었던 골반 근육의 뒷 근육이 충격을 입어 추가부상을 당했던 것. 미국전 이후 팀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최용수는 드러내 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뭔가 해 줘야 할 고참으로서 중요한 시점에 제 몫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대해 무척 안타까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의료진의 한 관계자는 "아직 통증이 남아있긴 하지만 원인치료는 마친 만큼 회복속도가 빠를 것으로 관측돼 한국이 계속 올라간다면 4강전 정도에는 경기에나설 수도 있다"며 한가닥 희망을 전했다. `날고 싶은 독수리' 최용수가 고통의 시간을 딛고 다시 도약, 기분좋게 전승 파티에 동참하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