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인이여,휠라코리아를 보고 배워라" 휠라그룹의 엔리코 프레시 회장은 휠라의 브랜드를 가장 화려하게 꽃피운 해외법인으로 휠라코리아(대표 윤윤수)를 꼽는다. 그만큼 휠라코리아가 휠라그룹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지대하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1991년 설립될 당시에만 해도 한국내 시장규모의 미미함때문에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휠라코리아의 국내시장 공략은 무서운 속도로 진행됐다. 1992년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래 매년 평균 80%가 넘는 초고속 성장을 보였다. 지난 1998년 전체 휠라그룹 매출액 15억달러의 약 10%에 해당하는 1억3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미국과 유럽에 이어 그룹 매출 3위를 나타냈다. 이듬해인 2000년에는 미국에 이은 2위에 올라섰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에서는 그룹 전체중 최고수준이다. 국내 신발시장 점유율도 당연히 1위다. 전세계 스포츠용품시장을 양분하다시피하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국내에서는 휠라코리아에 밀리는 형편이다. 휠라코리아가 이처럼 국내 스포츠용품의 맹주자리를 지키게 된데는 차별화된 마케팅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휠라코리아 TV CF는 이러한 차별화 전략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격렬한 스포츠나 남자 운동선수들을 모델로 쓰는 기존의 스포츠용품과 달리 휠라코리아의 CF는 여성 모델이 도심 빌딩숲에서 스쿼시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심에서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 휠라코리아 마케팅 관계자는 "이탈리아 특유의 패션감각과 부드러운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한다. 영업면에서도 이러한 이미지가 그대로 적용된다. 백화점과 대리점 등 전 매장의 주 색상을 흰색으로 꾸미고 통일된 인테리어를 통해 "고급스럽고 깔끔한 스포츠용품"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또 국내 각종 스포츠대회를 후원해 외국계 기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을 해소하고 있다. 현재 휠라코리아는 4개의 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국내 10여개 스포츠팀과 10여명의 선수들을 후원중이다. 지난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북한 올림픽선수단을 후원해 스포츠계를 놀라게 했다. 휠라코리아의 장점은 독자적인 기획과 디자인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다른 다국적 스포츠용품업체들이 본사에서 계절별 아이템을 6~12개월 전에 미리 기획한 후 전세계에 동시에 풀어 놓는데 반해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휠라코리아는 아이템별로 소량 생산해 시장반응을 살펴본 다음 잘 팔리는 제품만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 덕택에 휠라코리아는 신제품의 80% 이상을 정상 가격으로 판매하는 한편 노세일정책으로 선발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 퀄리티를 창출해 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