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2)가 사상 최악의 난코스에서 열리는 제102회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550만달러) 첫날 선두에 2타 뒤진 공동3위에 올라 돌풍을 예고했다. 최경주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주립공원 블랙코스(파70. 7천214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1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치는 선전을 펼쳤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3언더파 67타로 단독선두에 나선 가운데 최경주는 2언더파68타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 이어 공동3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경주가 메이저대회에서 첫날 선두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장타력과 정교함을 동시에 갖추지 않으면 언더파 스코어를 낼 수 없도록세팅된 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제쳐 최경주의 기량이 세계 최정상급 선수에 뒤지지 않음을 입증했다. 156명 가운데 언더파 스코어로 1라운드를 막아낸 선수는 우즈, 가르시아, 그리고 공동3위에 포진한 최경주, 더들리 하트, 제프 매거트, 빌리 메이페어(이상 미국)등 6명에 불과했다. 전날 내린 비로 그린은 다소 부드러워졌으나 그렇지 않아도 긴 코스는 볼이 구르는 거리를 줄여 더욱 길게 느껴졌다. 10번홀부터 시작한 최경주는 전반을 1언더파로 마쳐 기세를 올렸으나 1번홀부터3번홀까지 내리 보기를 저질러 혹독한 코스의 희생자가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4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심기일전한 뒤 6번(파4), 7번홀(파4)에서 내리 버디를 뽑아내 언더파 스코어를 회복했다. 최경주와 함께 경기를 치른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미국)은 버디 4개를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로 맞바꿔 이븐파 70타에 그쳤다. 그러나 이븐파의 성적으로도 미켈슨은 선두에 3차타 공동7위. 30년만에 같은 해 마스터스와 US오픈 동시 제패를 노리는 우즈는 4만2천500여명의 갤러리가 몰려든 가운데 버디 5개, 보기 2개를 잡아내며 우승컵에 대한 강력한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가르시아는 여자친구인 테니스 스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직접 응원한 덕인지 보기는 단1개에 그치고 버디 3개를 낚아 한동안 계속되던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9오버파 79타로 무너져 대회 2연패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