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일자) IT 남북협력에 거는 기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근 IT분야에서 남북한 협력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주목할 일이다.
남북한간 이동통신사업과 국제전화 고도화사업 공동추진 합의라든지 한양대 교수들이 북한 김책공대에서 IT강의를 하게 된 것 등 이런 일련의 일들이 본격적인 남북한 IT협력을 예고하는 것이라면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엊그제 정부당국자가 발표한대로 남북한 첫 통신회담에서 이동통신사업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공동사업 추진에 합의했다는 것은 남북한 모두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북한으로서는 기대를 거는 IT산업이지만 발목을 잡고 있는 열악한 통신인프라를 개선할 기회일 수 있다.
우리 정부 또한 통일 이후를 대비한 통신환경 측면에서도 그렇고, 동북아 CDMA 벨트구축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데다,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개척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투자보장 문제라든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의 협의 등 앞으로 여러 난관이 있지만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협력가능성을 높이는 것임에 분명하다.
남측 교수들이 북한의 대학강단에 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일이긴 마찬가지다.
지금 북한당국은 김정일이 직접 그 필요성을 강조한대로 IT인력 양성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터에 상징성이 있는 김책공대에서 우리 교수들이 IT를 강의한다는 것은, 앞으로 이런 형태의 남북한 IT인력 교류가 본격화되고 어쩌면 서로가 바라는 공동연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일뿐만 아니라 남북한 IT협력 가능성은 지난 성과에서도 발견된다.
부시행정부 출범에 이은 북ㆍ미관계 냉각으로 지진부진했던 다른 프로젝트와 달리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IT협력은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던 것이다.
남북한 IT분야 합작회사인 '하나프로그램센터', IT산업협력단지인 '고려정보기술센터' 등은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북한 스스로의 IT발전 욕구와 인력활용 원가절감 잠재시장성 등 우리 기업의 상업적 판단이 맞아떨어졌던 것이 주효했다.
불안정한 정치적 환경속에서도 IT교류가 활기를 띤 것은 분명한 이해관계의 일치때문이라는 분석이고 보면 이는 대단히 중요한 시사점이다.
이번 이동통신사업을 비롯해 앞으로 남북한 IT협력에서 이런 측면을 염두에 두고 접근한다면 정치적 상황이 다소 변하더라도 남북협력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고,그렇게 되면 경제협력 전반에도 새로운 물꼬를 트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