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이어 두번째 참가한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첫승을 거두는 역사적인 감격을 맛봤다. 일본은 9일 일본 요코하마경기장에서 열린 H조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한 끝에 1대0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일본은 14일 H조 최약체로 꼽히는 튀니지와의 경기를 남기고 있어 사상 첫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 러시아는 시종일관 빠른 공수 전환을 보여주며 수준높은 경기를 펼쳤다. 러시아의 카르핀은 빠른 패스로 우측을 파고드는 피메노프에게 찬스를 만들어줬으며 일본의 나카다는 특유의 날카로운 패스로 투톱으로 나선 스즈키와 야나기사와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일본과 러시아는 전반 한두차례씩의 결정적인 찬스를 얻었으나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두 팀은 후반들어 더욱 공격의 고삐를 죄며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던 이나모토 준이치가 맡았다. 이나모토는 후반 5분 문전앞에서 야나기사와가 패스해준볼을 오른발로 슛,러시아 골네트를 갈랐다. 첫골을 거둔 후에도 일본의 공격은 줄어들지 않았다. 나카다가 후반 25분 문전 30m전방에서 날린 중거리 슛이 골퍼스트 상단을 맞고 나오는 등 러시아문전을 계속 괴롭혔다. 러시아는 후반 7분 미드필더 스메르틴을 빼고 포워드 바사스트니흐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일본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편 인천 문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터키 경기는 승패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코스타리카는 1승1무(승점 4)가 돼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되지만 최종전 상대가 브라질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1무1패(승점 1)가 된 터키는 조 3위에 처져있으나 중국과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오히려 16강을 노려볼만하다. 이날 경기에서 선제골은 터키의 벨로졸루가 터뜨렸다. 후반 11분 브라질전 선제골 주인공 하산 샤슈가 아크 부근에서 넘겨준 볼을 골지역 오른쪽으로 뛰어들던 엠레 벨로졸루가 왼발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상대 수비를 맞고 나왔고 이를 다시 잡아 수비를 오른발로 터닝 슛,골네트를 갈랐다. 코스타리카는 후반 41분 윈스톤 팍스가 동점골을 넣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