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토 준이치(24.아스날)가 일본축구를 사상 최초로 월드컵 16강으로 이끌고 있다. 이나모토는 지난 4일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통쾌한 역전 결승골로 일본 열도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더니 9일 러시아와의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려일본이 승점 3점을 추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월드컵에서 2골을 기록한 최초의 일본 선수가 됐으며 남은 경기가 H조 약체로 꼽히는 튀니지전이어서 추가 득점을 할 경우 득점왕 경쟁에도 나설 수 있게 된다. 수미형 미드필더인 이나모토는 스케일 큰 플레이로 게임메이커이자 핵심 공격수로 나선 나카타 히데토시의 배후에서 공격과 수비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찬스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있다. 181㎝, 75㎏의 날렵한 체구로 정확한 볼 컨트롤과 폭넓은 시야를 가졌으며 강력한 몸싸움으로 미드필드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첨병에 서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발군의 활약을 하고 있으며 벨기에전에서 선보인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이 비밀 병기다. 지난 해 7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일본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레미어리그 최강팀인 아스날로 이적, 최고의 해를 맞았으나 출장횟수가 고작 4경기로 벤치신세에 머물렀다. 이때문에 이나모토는 이번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다음 시즌에는 아스날의 주전자리를 꿰차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이적 당시의 계약 기간은 1년. 올해 7월부터 계약서에 담긴 4년 계약 옵션조항을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이나모토에 대해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이 어떤 평가를 할지 주목된다. 웽거 감독은 벨기에전에서 골을 넣은 이나모토에 대해 "월드컵에서 골을 넣었다고 해서 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더 두고볼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2000년 2월 5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고 지금까지 25경기에 출장, 모두3골을 기록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