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10일 월드컵 D조 예선한국-미국전을 앞두고 시민들의 응원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민들은 대표팀이 지난 4일 폴란드전에서 확인된 빼어난 실력을 미국전에서 다시 보여준다면 16강 진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 길거리 인파 70여만명 전망= 지난 4일 폴란드전의 승리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응원열기는 폭발적이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폴란드전 당시 길거리로 나선 응원단은 전국 78곳 51만8천여명. 이날 길거리 응원에 몰려든 인파에 세계가 놀랐지만 미국전에 비교하면 이는 `맛보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찰은 10일 전국적으로 길거리 응원에 나서게 될 시민은 70여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87년 6.10 항쟁 이후 최대의 인파로 날짜마저 같아 `87년의 재현'이라는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는 광화문.시청광장과 여의도 LG야외무대, 평화의 공원, 코엑스 야외무대, 한강 시민공원, 잠실 트랙구장, 잠실야구장, 마포 문화체육센터, 마로니에 공원등 9곳에서 전광판 응원전이 벌어진다. 또 대구 국채보상공원과 부산 해운대, 부산역광장 및 울산 호반광장과 광주 상무시민공원에서 각각 1만명 이상이 모이는 등 전국 70여곳에서 길거리 응원이 열려전국이 '붉은 물결'이 뒤덮일 전망. ◆ '붉은악마' = '붉은악마' 등 현장에서 응원을 진두지휘할 응원단들도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에 차 있다. 이들은 특히 미국팀이 대 포르투갈전 승리 직후 "한국팬들의 응원이 대단하기는하나 경기에 집중하면 응원은 문제가 안된다"고 장담한 데 대해 "한국 응원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당일 오전 7시 붉은악마 서울회원 150명이 광화문.강남역에서 버스 4대에 나눠타고 경기장소인 대구로 이동해 현장 응원전에 돌입하는 등 전국에서 붉은악마 회원1천여명이 버스 40여대를 타고 경기장으로 향한다. 이들은 또 붉은 티셔츠 2만장을 입장 관객에게 무료로 나눠줘 대구시가 배포하기로 한 붉은 티셔츠 2만장과 함께 6만8천석 규모의 대구 경기장 전체를 온통 대표팀 색깔인 `핫 레드'(hot red) 일색으로 뒤덮는다는 계획. 특히 지난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미국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에 금메달을 빼앗긴 김동성 선수가 경기장을 찾아 응원단과 함께 응원을 벌이기로 해 경기장의 열광적 분위기를 한층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 기업.학교 `10일 오후 개점휴업'= 전국의 학교와 기업도 낮 3시30분 시작되는 경기시간에 맞춰 수업.업무를 잠시 미루고 TV 브라운관에 시선을 고정할 것으로예상된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관내 283개 고등학교의 대부분이 경기 시청에 지장이 없도록단축수업 등 방식으로 늦어도 오후 3시 이전에 수업을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내 240개 초.중.고교는 경기장이 위치한 수성구.동구 등을 중심으로 단축수업 또는 휴교를 통해 학생들의 응원 참가를 도울 방침이며, 기말고사를 10일께로잡았던 다수 대학들도 일정을 연기했다. 기업들도 현대중공업.현대산업개발과 네트워크 장비업체 한국알카텔.온라인 채용정보 업체 G2잡 등이 오전에 근무를 마치기로 했으며 대우차.르노삼성차 등은 당일 오후 공장가동을 멈추고 TV 시청을 허용한다. 또 한솔그룹.아시아나항공.LG전자.SK글로벌과 효성.코오롱.대우건설 등이 사내에 대형전광판을 설치, 단체로 관람하면서 한국팀을 응원하기로 했다. 다른 업체들도 최소한의 필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의 TV시청을 막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이날 오후에는 산업현장이 사실상 `올-스톱'될 전망이다. ◆ 인터넷 응원열기 고조 = 사이버 공간도 뜨겁다. 붉은 악마의 인터넷 자유게시판은 최근 하루에만 1천건 가까운 글이 쏟아지는바람에 수시로 접속이 안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인터넷 카드사이트 레떼(www.lettee.com)가 벌이고 있는 `미국격파 기원 100만인 서명운동'에는 시작, 이틀만에 무려 12만5천여명이 참가했다. 이 회사 박동현(31) 팀장은 "붉은악마 옷을 입은 응원단이 쇼트트랙용 노란 헬멧을 쓰고 나오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는데 사흘만에 150만명 이상이 퍼간것으로 집계됐다"며 "미국전 승리에 대한 네티즌들의 바람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011 네이트(www.nate.com) 사이트 등 휴대폰 전화벨 다운로드 사이트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구호 등 응원가.구호가 다운로드 순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오노 사태나 FX기종선종 문제 등을 거론하며미국에 대한 직설적인 분노와 혐오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반미 응원'에 대한 논란도한창이다. 나우누리 ID `굳보이'는 "결전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김동성 선수의 억울함을 벌써 잊었는가. 대구여 일어나라"고 외쳤고 ID `mose80'은 "열심히 응원해 미국을 이기자"고 주장했다. 김모씨는 붉은 악마의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소주병.화장지를 던지거나 야유를보낼 필요도 없다"며 "그저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등을 돌려 저들에게 정의를빼앗긴 지구촌 이웃들을 대신해 조용한 메시지를 전하자"고 말했다. 반면 한 붉은 악마 회원은 게시판에 쓴 '미국전에 대한 붉은악마의 태도'라는글을 통해 "스포츠는 스포츠이므로 다른 감정을 끌어들여선 안되며 축구경기 자체로미국보다 한수 위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만약 우리가 타국 경기장에서 엉뚱한대접을 받는다면 국민 모두가 그 나라를 증오할 것"이라며 반미 응원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