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이 월드컵 본선 두번째 출전, 통산 5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일궈내며 결승토너먼트 진출 희망을 품게 됐다. 남아공은 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전반 초반 터진 선제골을 결승골로 끝까지 지켜 슬로베니아를 1-0으로 꺾었다. '98프랑스월드컵에 처녀 출전에 2무1패를 기록했던 남아공은 본선에서 사상 첫승을 거두며 승점 4를 확보, 조 2위로 올라섰다. 남아공은 최종전 상대가 강호 스페인인 점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결승토너먼트에 오르게 된다.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슬로베니아는 1~2차전을 내리 져 사우디아라비아, 나이지리아에 이어 세번째로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남아공은 경기시작 4분만에 슬로베니아 수비진이 제대로 전열을 정비하기도 전에 기습 선제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퀸턴 포천이 문전으로 낮고 빠르게 차주었고 시야봉가 놈베테가 수비의 빈 틈을 파고 들며 점프, 헤딩을 시도했으나 머리에는 맞지 않고 허벅지에 맞아 골문으로 들어갔다. 슬로베니아는 스트라이커 즐라트코 자호비치의 귀국 조치로 생긴 전력의 '구멍'을 메우지 못한채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다 전반 33분 골찬스를 맞았다. 조니 노바크가 상대 수비를 허물고 골지역 부근까지 돌파하고도 슈팅 타이밍을 놓쳐 주저하다가 달려들어오는 밀렌코 아치모비치에게 살짝 패스했으나 아치모비치의 오른발 강 슛은 골문을 빗나갔다. 전반을 한 골차 앞선 남아공은 후반에도 시작 5분만에 상대 골키퍼를 위협했다. 수비를 등진 채 아크 왼쪽에서 패스를 받은 베니 매카시가 방향을 전환, 아크 정면으로 돌아선 뒤 오른발 터닝 슛을 날렸으나 아쉽게도 골키퍼 품에 안겼다. 포천이 왼쪽을, 시부시소 주마가 오른쪽을 맡아 과감한 측면 돌파를 감행한 남아공은 후반 20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포천이 올린 볼을 매카시가 뛰어들며 헤딩한 공이 골대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자아냈다. 슬로베니아는 후반 26분 나스차 체흐가 모처럼 헤딩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 못했고 36분에도 남아공 수비의 미숙한 볼처리를 틈타 아미르 카리치가 때린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후반 중반 이후 두 차례 골찬스를 맞았지만 슬로베니아는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해 경기장을 찾은 4만여 관중을 지루하게 했다. 한편 슈체치코 카타네츠 슬로베니아 감독은 후반 초반 심판의 판정에 강력히 항의하다 대기심으로부터 퇴장 조치를 받아 관중석에서 관전하며 코치를 통해 작전을 지시했다. (대구=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