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가 본격 실시되면 삶을 보다 풍요롭게하고 여유시간을 알차게 보내려는 "실속파"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히 레저활동을 즐기는 것 보다는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을 넓히기 위해 문화강좌 프로그램에 등록하거나 영화를 보는 등 문화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21세기는 문화컨텐츠가 지배하는 시대임을 감안할 때 잠재돼 있던 자신의 소양을 일깨워 삶의 질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문화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의외로 많다. 미술강좌=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토요미술강좌"와 가나아트센터의 "교양강좌"가 대표적인 미술강좌다. 백화점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미술강좌에 비해 수준이 높고 전문가들이 나선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수년째 실시하고 있는 "토요미술강좌"는 지난3월부터 7월까지 10회에 걸쳐 격주로 토요일에 운영하는 프로그램.일반인 50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들이 직접 나서 이론 강의와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해설을 곁들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김자운(섭외교육과)씨는 "예년에는 수강생들이 미술전공 대학원생 및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주부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에는 남성 신청자들이 크게 늘어 전체의 20~30%에 달한다"고 소개한다. 남성 수강생들의 상당수는 직장인들이다. 이 곳에서 후배 소개로 강좌를 듣고 있는 김영필(40.출판기획 프리랜서)씨는 "전시장에서 작가들의 작품 설명을 듣고 대화를 하다보니 미술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미술강좌 수강을 계기로 요즘은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방문하는 게 취미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가 운영하는 "교양강좌"는 미술에 대한 안목을 전문적으로 키울 수 있는 강좌다. 일반인들이 어렵게 여기는 현대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작품 설명위주로 강의를 진행한다. 중견작가와 미술평론가 등 외부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고 전시장 탐방 시간에는 작가들이 직접 출연해 작품을 소상하게 설명해 준다. 한 강좌당 보통 10주 정도 운영하며 참가 인원은 20~30명으로 제한한다. 참가비는 6주 기준으로 15만원 수준. 가나아트센터의 김언정씨는 "수강생들중에는 대학교수 사업가 등 남성들도 있는데 직업과 연관돼 미술에 대한 안목을 넓혀야하는 필요에 의해 참가한 분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공연강좌=예술의 전당 음악아카데미는 매주 성인을 위한 음악감상강좌를 열고 있다. 음악사,월드뮤직,오페라발레,음악과 건축,피아노 이야기순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된다. 장소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지하 영재아카데미홀.시간은 오후 7시30분이다. 음악칼럼니스트인 장일범씨,피아니스트 김주영씨,건축가 김원씨 등 전문가들이 직접 강의한다. 수강료는 1년에 44만원.현재 1백90여명이 등록,매일 음악 강좌를 듣고 있다. 음악아카데미는 어린이를 위한 교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솔리스트로 활동중인 연주자들이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가르친다. 국립국악원 예술진흥회는 판소리 사물놀이 가야금 한국무용 등을 16개 반으로 나눠 매일 성인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1주일에 2번,1회 2시간씩 교습을 받는다. 장소는 서초동 국립국악원 사무동및 우면당이다. 주말에는 청소년을 위한 국악강습이 별도로 진행된다. 장구장단,단소,전래민요 3개반에 각각 50여명이 등록돼 있다. 예술진흥회는 "방학이 되면 수강생이 2배로 늘어난다"고 말한다. 국립국악원 단원 등이 지도하며 수강료는 받지 않는다. 모던발레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발레시어터(단장 박인희)는 성인과 청소년을 위한 발레아카데미를 동시에 운영한다. 성인의 경우 기초와 중급으로 나눠 각 클래스당 20명씩 소수만 지도한다. 성인은 월.수.금반과 화.목.토반으로 나뉜다. 수강료는 한달 17만원이며 클래식 발레의 기초를 배운 뒤 현대무용까지 익힐 수 있다. 이성구.윤승아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