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홍명보' 모리오카 류조(27.시미즈 S-펄스)가 무릎을 다쳐 16강 진출을 꿈꾸는 '트루시에호'에 비상등이 켜졌다. 일본대표팀 부동의 센터백 모리오카는 지난 4일 벨기에와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H조 개막전에서 후반 26분 왼쪽 무릎 오금 부위를 다쳐 들것에 실려나갔다. 정밀 검사 결과에 따라 오는 9일 러시아전 출전 여부가 판가름나겠지만, 모리오카의 교체가 벨기에에 2-1로 역전, 수비수의 역할이 절대적인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으로 미뤄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모리오카가 16강 진출의 관건인 2차전에 출전하지 못할 경우 가뜩이나 공중볼과 측면 돌파에 허점을 드러낸 스리백 라인이 체력적 우위를 앞세운 러시아의 고공 전술에 쉽게 허물어질 공산이 크다. 벨기에전에서도 일본은 모리오카를 미야모토 쓰네야스(25.감바 오사카)로 교체한지 4분만에 페테르 반데르 헤이든(26.브루게스)에게 뼈아픈 동점골을 내주는 등 막판 수비 불안을 면치 못했다. 동점골도 상대가 아크에서 띄운 로빙패스에 수비수 3명이 짠 오프사이드 트랩이 뚫리면서 허용한 것이었다. 일본은 모리오카의 출장이 어려울 경우 최근 연습경기에서 코뼈가 부러진 미야모토와 노장 아키타 유타카(32.가시마)를 교대로 투입할 계획이지만 이들이 위기시 냉정하지 못하고 전술숙지도가 낮다는 게 트루시에 감독의 고민이다. 모리오카는 유스대표를 거쳐 99년 3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이후 줄곧 센터백을 맡아온 수비의 핵으로, '유럽선수의 천적'으로 불릴 만큼 대인마크와 위치선정에 능해 트루시에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아왔다. 모리오카는 "뛸 수 있다"며 투지를 보이고 있지만, 그의 부상은 분명 일본의 '생명선'인 스리백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