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불출마한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은 "악역을 맡아달라고 요구하더니 밖에 나가서는 엉뚱한 이야기를 해 당혹스러웠다"고 8일 밝혔다. 자신에게 당초 출마를 종용했던 당내 인사가 다른 창구에서는 불출마를 요구해 배신감을 느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이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저는 이번 선거 이후 나아갈 때라고 생각하지 않고, 잠시 뒤에서 멈춰서 누군가를 돕고 당의 화합과 결속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진즉부터 결단하고 있었다"고 했다. 원내대표 출마설이 나돌 때부터 불출마를 결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이 의원은 이어 자신의 출마를 공개 반대했던 일부 의원과 당선인 중에 외려 사전에 출마를 요구했던 이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불출마를 요구한) 그분들 중에선 오히려 '해야 된다', '악역을 맡아달라'고 요구한 사람이 계셨다"며 "그런 분들에게 똑같이 (결심을) 얘기했는데도, 밖에 나가서 저런 식으로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공개적으로 출마를 반대한 의원들 중에서 직접 찾아와 출마를 요구했다는 것이냐'고 진행자가 확인하자, 이 의원은 "찾아온 게 아니라 전화로"라고 했다. '혹시 배현진 의원 말씀하시는 거냐'고 묻자,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면서도 "제 말과 답에서 추측이 가능하실 것"이라고 했다. '당선인'이라는 단서도 남겼다. 이 의원의 출마를 공개 반대했던 당내 의원과 당선인은 배현진·윤상현·안철수 의원, 박정훈 서울 송파갑 당선인 등이 있다.이 의원은 이날 한동훈 전 비
국민의힘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기존에 예상됐던 6월 말∼7월 초보다 한 달가량 늦추기로 했다. 전당대회 일정이 미뤄지면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 도전에 나설지에 대해 여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야당의 관심도 커지게 됐다.8일 정치권에 따르면 4·10 총선 참패 이후 당 사령탑에서 물러난 한 전 위원장이 예상보다 빨리 돌아올 수 있다는 분위기가 당 안팎에서 퍼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론은 이르면 오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전당대회 시기를) 6월 말, 7월 초 얘기를 하는데 지금 전당대회 당헌·당규상 최소 필요한 시간이 40일 정도 된다"고 말했다.황 위원장은 "6월 말이면 이달 20일부터는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좀 어렵다. 왜냐하면 원내대표 선출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한 달 이상은 늦어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그는 '전당대회가 늦어질수록 총선 패배 이후 시간을 갖기로 한 한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은 거절하면서도 전직 비대위원들이나 국민의힘 당직자들과는 식사를 함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한 전 위원장은 "정기적으로 자주 보며 교류하자"고 말했다고 알려진다.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한 전 위원장은 공개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쳐 체제 선전을 주도하며 '북한의 괴벨스'로 불렸던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 비서가 94세로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조선중앙통신은 "2022년 4월부터 노환과 다장기기능부전으로 병상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김기남 동지가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2024년 5월 7일 10시 애석하게도 94살을 일기로 서거했다"고 보도했다.이어 고인의 시신이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돼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문을 받고 9일 오전 9시 발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가장의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은 8일 오전 2시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1960년대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시작해 선전선동 부장, 선전 담당 비서 등을 거친 김기남은 김씨 일가의 우상화와 3대 세습의 정당성 선전을 이끌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었던 그는 2005년 8·15 민족대축전 참가차 서울을 방문했을 때 북측 당국 대표단 단장으로서 31명의 대표단원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에도 북한 특사조의방문단 단장으로 남측에 온 일이 있다.김기남은 김정은 집권 후에도 직위를 유지하다가, 2017년 10월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 때 주석단 명단에서 배제됐다. 이때 노동당 부위원장과 선전선동부장의 직책에서도 물러났다.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