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한국 대 폴란드 경기가 열린 4일온 국민의 시선은 부산으로 집중됐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선거운동을 중단한 채 응원전을 펼쳤고 전국방방곡곡이 경기 시작전부터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부산행 철도와 고속버스는 한국-폴란드전 관람객 인파로 초만원을 이뤘고 서울-부산간 임시열차가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부산지역 순회 정당연설회를 마친 뒤 부산시장 후보를 비롯, 당원, 지지자들과 함께 해운대 해수욕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도 부산지역 표밭갈이를 일시 중단하고 민주당 소속 후보, 노사모 회원들과 함께 부산역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보며 응원했다. 전국의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거나 응원전 합류방침을 천명하고 각 지역별로 마련된 대형 스크린 앞이나 선거사무소 등에서 응원전을 준비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국-폴란드전 3천500여장의 입장권 현장판매가 실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사직야구장 현장판매소에는 3일 밤 10시부터 축구팬 3천여명이 몰려 밤새 줄서서 기다렸고 4일 오전에는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이 1만여명으로 늘면서 행렬이 3㎞에 이르는 등 폴란드전에 대한 응원 열기를 실감케 했다.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한 부산대 동아리 UCAA와 동의대 총학생회 등 부산지역 7개 대학 학생들은 각 학교 운동장과 야외음악당 등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낮시간부터 각종 `월드컵 한마당' 행사를 열며 주민들을 응원전에 초청하기도 했다. 부산지역 호텔을 비롯한 대학가의 주점, 음식점 등에서는 1골마다 술 1병 공짜, 한국팀 승리시 발렌타인 위스키 한 잔씩 제공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걸고 응원 손님 쟁탈전을 벌였다. 또 부산 연제구 온천천 시민공원에서는 8개 초등학교 어린이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월드컵 골넣기, 그림그리기, 글짓기 등 `한국 대표팀 월드컵 16강 성공 다짐대회'가 열리는 등 부산은 오전부터 하루종일 온통 축제분위기로 술렁거렸다. 대전시교육청은 36개 인문계 고교가 자율학습 시간에 학급마다 TV 공동시청키로 했던 방침을 바꿔 오후 6시 이후 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학생들이 귀가해 편안히 시청하도록 배려했다. 충북 영동군 상수도사업소 직원 42명은 4일 붉은 악마 유니폼을 입고 근무한 뒤 영동군청 회의실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응원에 나섰다. 경북 경주교도소는 오후 8시 30분까지 제한된 제소자들의 TV시청 시간을 연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김해공항 주변의 기상악화로 김해공항 도착편 항공기 10여편이 결항되면서 부산으로 향하던 축구팬들이 장시간 김포공항에서 대기하거나 고속버서, 열차 등으로 교통편을 바꾸느라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홍동수기자 ds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