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사단'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정상 프랑스에 아쉽게 패했으나 최강팀에 맞서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강한 자신감을 확인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세계 랭킹 1위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연속 골을 넣어 한 때 리드를 잡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선전을 펼쳤으나 2-3으로 석패했다. 이날 패배로 지난 3월 유럽 전지훈련부터 시작된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무패행진을 3승4무에서 마감했으나 최정상 팀과의 대결에서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는 자신감을 더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마지막 2분을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아쉬운 한 판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모처럼 가동한 `포백' 수비의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아 다소 불안했고 6분만에 티에리 앙리에게 첫 슈팅을 허용했다. 발빠른 앙리에게 측면을 자주 돌파당한 한국은 결국 전반 15분 선제골을 내줬다. 앙리가 미드필드 왼쪽에서 문전으로 센터링한 볼을 쇄도하던 다비드 트레제게, 홍명보, 이영표 사이에서 몸을 날려 오른발로 발리 슛, 공은 땅에 한 번 튄 다음 골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과거와 분명 달라져 있었다. 선제골로 무너지던 폐습은 간 데 없고 선수들은 오히려 동점-역전을 노리는 의지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한국은 단단해 진 체력에 이같은 투지를 바탕으로 10분만에 동점골을 뽑았다. 센터서클 부근에서 김남일이 깊숙이 찔러준 볼을 잉글랜드전 동점골의 주인공 박지성이 받아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아크 왼쪽에서 강하게 왼발 슛, 프랑스 골문왼쪽 모서리에 꽂아넣었다. 세계 최정상급 수문장 파비앵 바르테즈로가 뭄을 날렸지만 미치지 못했다. 동점골로 사기가 오른 `태극전사'들은 압박의 강도를 더했고 전반 종료 5분을 남기고 역전골을 터뜨렸다. 왼쪽 코너 부근에서 상대 수비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이영표가 문전으로 살짝 감아찼고 설기현이 골키퍼 눈앞에서 다이빙 헤딩 슛, '거함' 프랑스 대표팀에 일격을 가했다. 세계 강호를 맞아 이례적으로 리드를 잡으며 후반을 맞은 한국은 황선홍을 빼고 최용수를 투입, 공격진에 변화를 주었다. 한국은 그러나 고질적인 세트플레이 수비의 허점을 드러내며 후반 시작 7분만에 재동점골을 허용했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홍명보가 크리스토프 뒤가리에 깊은 태클을 해 내준 프리킥을 조르카에프가 문전으로 찼고 반칙을 얻어냈던 뒤가리가 수비진 뒷편에서 순식간에 달려들며 헤딩, 그물을 갈랐다. 한국은 이후 윤정환, 차두리, 이민성, 최성용 등 폭넓게 선수를 기용하며 승리를 위한 추가골을 노렸으나 프랑스 골문은 더이상 열리지 않았고 후반 43분 오히려 재역전골을 내주고 말았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실뱅 빌토르드가 반대 쪽으로 올린 센터링이 설기현 키를 넘어 프랑크 르뵈프 앞에 떨어졌고 공은 르뵈프의 오른발에 걸려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은 모처럼 가동한 '포백' 수비에서 간혹 허점을 노출했고 특히 홍명보가 빠진 다음에는 수비진이 '구심점'을 잃은 듯 허둥대는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폴란드전에 대비한 최종 마무리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원=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