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라인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약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골게터 에마누엘 올리사데베만 꽁꽁 묶고 한 수 앞선 스피드로 수비라인을 휘저으면 폴란드를 충분히 누를 수 있다는 진단서가 나왔다. 26일 성남제2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폴란드대표팀은 성남 일화와의 연습경기에서포백 수비라인의 순간 스피드가 느리고 좌우 측면을 쉽게 뚫리면서 중앙수비수간 호흡도 맞지 않는 약점을 노출했다. 당초 왼쪽 사이드백만 허점이 있다는 분석과는 달리 폴란드는 이날 김대의의 스피드를 여러차례 놓치면서 수비 전반의 문제점을 보였다. 폴란드는 종사-바우도흐-봉크-크워스의 수비라인을 먼저 가동했으나 측면 수비수인 종사와 크워스는 성남 공격수의 2대1 월패스와 공간 패스에 쉽게 무너졌고 중앙의 바우도흐와 봉크도 손발이 맞지 않아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2~3차례 내줬다. 전반 23분 김대의가 신태용과의 2대1 패스 뒤 오른쪽 측면을 여유있게 돌파한뒤 센터링으로 연결한 것과 역시 김대의가 후방에서 상대 배후로 찔러준 볼을 빠른발을 이용, 따낸 것은 주력에서 밀린다는 점을 보여준 좋은 사례. 또 전반 성남의 프리킥 때 김현수가 장신인 바우도흐와 봉크의 제지를 받지 않고 헤딩슛을 날린 것과 김상식이 골지역 정면에서 발이 느린 중앙수비수들 사이로리턴패스를 받아 슈팅으로 연결한 것은 중앙도 허술하다는 점을 포착하기에 충분했다. 폴란드는 후반들어 오른쪽 미드필더를 보던 코즈민스키를 왼쪽 수비수로 기용하고 하이토를 오른쪽에 세우는 등 변화를 줬지만 약점을 감추지는 못했다. 공격에서는 중앙돌파로 선취골을 뽑긴 했으나 2~3번의 패스로 득점찬스를 엿보는 정형화된 방식이 여러차례 나온 가운데 올리사데베는 이름 만큼이나 위협적인 존재였다. 후반 11분 하이토가 수비위치에서 성남 골문 앞으로 길게 올려주고 주라브스키가 이를 헤딩으로 내주자 올리사데베가 빠른 스피드로 오른쪽으로 치고들어가 슛을쏜 것은 폴란드의 공격루트와 올리사데베의 위력을 재확인시켰다. 폴란드의 두번째 골도 마찬가지로 GK 두데크가 길게 공중패스한 것을 주라브스키가 동료의 패스를 받아 센터링한 게 계기가 됐다. 따라서 한국은 상대 골문 앞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걸어 롱패스를 사전 차단하고 올리사데베 등 골잡이를 밀착 마크하면서 이천수, 최태욱, 박지성 등 스피드가뛰어난 선수들이 수비라인을 교란하면 경기를 쉽게 풀 것으로 보인다. 차경복 성남 감독은 "수비라인이 생각보다 약하다. 배후 패스를 자주 하고 발빠른 선수를 내보내면 한국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고, 김대의도 "파워와 공중플레이는 능하지만 순간 스피드가 떨어지는 등 강한 팀은 아니다"며 대표팀에 힘을 실어줬다. (성남=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