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등 `테러지원국'들이 집중된 중동지역은 지난 해에도 여전히 테러의 온상이었으며 이란은 반(反)이스라엘 테러단체들에 대해 대규모 지원을 계속해 최악의 테러지원국으로 꼽혔다고미국의 테러보고서가 21일 밝혔다. 한편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생한 총 346건의 테러공격중 51%인 178건은 콜롬비아의 송유관을 목표로 한 좌파 게릴라들의 폭탄공격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된 연례 `국제 테러 유형 보고서: 2001년판'은 미국에 대한 미증유의 9.11테러를 포함, 지난 해 테러건수는 지난 2000년의 426건에서 감소했지만 희생자는 409명에서 3천547명으로 급증한 `사상 최악의 테러의 해'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른바 `불량국가' 대열에서 이탈해 옳은 방향으로 가려는 노력이 리비아와 수단에서 가장 두드러졌으며 이란과 북한, 시리아도 테러지원 종식을위해 제한적인 노력이나마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또 걸프지역과 아프리카, 터키, 중앙아시아 등지의 테러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중동평화과정에 반대하는 헤즈볼라와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 팔레스타인인민전선(PFLP) 등 극렬 테러단체들을 지원하고 이란혁명수비군과 정보.보안부가 다양한 테러계획에 가담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란은 9.11테러에 개입한 증거가 없으며 미국의 전투기가 아프가니스탄대테러전에서 격추됐을 때 사실상 미국에 대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1월 이란.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이라크는 이번 보고서에서도 역시 혹독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라크는 당시 아랍국중 유일하게 9.11테러를 비난하지 않은 것은 물론 테러의 원인이 미국의 정책에 있다고 주장하며 테러배후 조종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에대한 동조를 표시했다. 이라크는 또 쿠르드족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이란 인민무자헤딘, 팔레스타인해방전선,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 등 미국이 `해외테러단체'로 지목된 단체들을 계속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팔레스타인에서는 지난해 내내 계속된 이스라엘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치안능력이 약화돼 하마스 등 과격단체의 테러활동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9.11 테러에서 보듯 테러단체들이 화학.생물.방사능은 물론 핵무기까지 공격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하마스는 폭발물에 사용되는 파편조각들의 표면에 독극물과 농약을 바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경우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테러전 지원을 위해 테러단체 자산 동결, 이슬람율법학교 개혁, 아프간 국경봉쇄 등 "유례없는 협조"를 했으나 지난해 12월 인도 의회에 대한 공격 이후 그가 명령한 이슬람 무장요원 소탕정책이 얼마나 계속될 것인지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원수는 9.11 테러 이후 알 카에다 포로들의 관타나모 기지 수용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 ETA와 콜롬비아 좌파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해 대테러전을 놓고 `동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유럽은 전반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에 협조적이지만 그리스는 테러단체 `11월17일' 요원들을 체포해 기소하지 않고 있으며 터키는 비록 지난 해 테러단체들에 큰 타격을 안기기는 했지만 아직도 이들 단체는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워싱턴 AFP.AP.dpa=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