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 내각은 국내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진단했다. 지난 2월초 18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주가도 반등세를보였고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는 치솟고 있다. 그럼에도 임금삭감 및 고실업 등으로 국내수요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미국경제의회복속도마저 예상외로 더뎌 일본경제에 대한 회복기대가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년말까지 일본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였던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면서 일본 증시는 올들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일본정부는 다음달 7일 1.4분기 GDP를 발표할 예정인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연구소'의 마쓰무라 히데키 연구원은 "일본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본다"면서 "1분기의 전분기대비 GDP 증가율은 1∼2%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랜만의 수출회복과 개인소비의 꾸준한 증가 등 2가지 요인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정부도 수출이 회복되면서 공장생산 및 전반적인 기업신뢰도 등이 향상된데힘입어 경제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있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도매물가와 개인소비도 꿈틀거리고 있다고 밝히면서 5월중 주요 경제동향보고서의 경제지표를 3개월연속 상향조정했다. 소니와 도요타 등 수출대기업들이 벼랑끝에 몰린 일본경제 회생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속에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는 상징적 의미가 큰 12,000 포인트에 근접했고 향후 6개월안에 15,000선 안팎까지 수직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의 수석연구원 가노 마사아키는 마지막으로 경제회복 조짐을 보였던 지난 2000년 초에도 닛케이 지수가 20,000선을 돌파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번에 20,000만선을 넘어설 것으로는 보지 않으나 6개월안에 15,000선까지는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그때 가서는 은행부문에 대한 우려때문에" 지수가 다시 후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이 세계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불황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고이즈미 총리 내각이 산더미 같은 은행권 부실대출 및 정부 채무와 같은 근본적인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결국 지난 12년동안 몇차례 그랬던 것 처럼 이번에도 `반짝'회복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은행부문이 현 2002 회계연도말인 내년 3월말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면 정부에다시 공적자금 수혈을 요청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가노 연구원은 지적했다. 1분기 GDP는 플러스 증가율을 보이더라도 2분기의 전분기대비 증가율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최근의 경제침체기에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추진한 덕택에 일본기업들의 재무구조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근로자들의 임금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다이와연구소와 마키노 주니치 연구원은 지적했다. 올 여름 보너스가 작년보다 3% 가량 삭감될 것으로 보여 민간소비 수준이 어떻게 될지 여전히 불투명한 반면 실업률은 비교적 높은 5.2% 내외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걱정했다. (도쿄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