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한달 앞두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 민주당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방선거에서 영남 1승과 수도권 2승이라는 목표는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고, 경선 후유증을 앓고 있는 텃밭 호남조차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노 후보의 지지율은 후보확정 직후인 지난달말 이후 보름여만에 10% 포인트 이상 빠진 가운데 문화일보와 YTN이 지난 11,12일 테일러 넬슨 소프레스에 의뢰한 조사에선 노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41.5%대 38.3%로 지지도 격차가 오차범위내로 줄어들었다. 이 조사에선 특히 투표가 확실한 계층 사이에선 이 후보가 42.2%로, 노 후보의 41.8%보다 0.4% 포인트 앞서 부분적인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겨레신문 여론조사팀이 지난 10,11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도 노 후보가 45.9%, 이 후보 39%로 나타나 지난 3월말 한 때 20% 포인트를 넘었던 노 후보의 리드폭이6.9% 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지지율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한나라당 경선을 전후해 이 후보 지지층이 재결집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지만, 최근 잇따른 권력형 비리 의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노 후보의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방문과 정계개편 실마리 찾기 실패, 검찰 청탁성 전화 등 크고 작은 악재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통령 아들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전되면서 김 대통령의 탈당에도 불구, 민주당과 노 후보의 지지율에 적지않은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내에서는 노 후보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모두 다 알고 있는 이유 때문 아니냐"며 굳이 직접적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곤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전에 역전되는 상황이 왔다"면서 "대통령의 탈당으로 끈을 끊어주니까 후보와 우리당은 상관이 없겠지 라고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가면 지방선거에서 3석을 얻기도 쉽지 않다"면서 "호남에서도 당의 영이 서질 않고 경선 탈락자들이 대거 반발하고 있어 이들이 무소속으로 나가면 우리당 후보의 당선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우려 속에서 노 후보 및 당의 지지율 제고 및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지지도는 정치상황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라며 "노 후보의 기존 지지층은 변함이 없으며, 이제는 정책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안을 제시해 정책대결로 선거를 준비하면 된다"면서 "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은 "이번주 아들들 문제가 어느정도 가닥을 잡으면 지지율이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후보의 핵심 측근도 "노풍의 거품이 자연스럽게 빠지고 탄탄한 지지층이 남아 있는 상태"라면서 "처음부터 압도적 지지로 앞서는 것보다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도 조만간 지방선거 공약 발표와 선대위 구성 등을 통해 당 조직을 선거체제로 조속히 정비하고, 충청권에서 자민련과의 선거연대 모색, 소속 의원 전원의 선거운동체제 가동 등으로 지방선거에 대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 후보가 지난 99년 타이거풀스의 고문으로 재직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는 등 향후 후보검증 과정에서 뜻하지 않았던 악재가 불거져 나올 가능성이 있고, '후보 다듬기'를 둘러싼 노 후보와 당과의 마찰 가능성 등으로 인해 지지도 제고 대책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