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독일의 귄터 그라스(75)가 오는 26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그러나 그라스와 소설가 황석영씨가 함께 북한을 방문하기로 한 계획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라스의 방한을 추진해온 중앙대 한독문화연구소(소장 전영운)의 김누리(독문과 교수) 상임연구원은 평소 분단과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라스에게 한반도 통일 문제에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를 그라스가 받아들여 방한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그라스의 방한 행사는 한독문화연구소와 주한 독일문화원이 공동 주최한다. 그라스는 1주일간 서울에 머물며 29-30일 중앙대, 31일 독일문화원에서 각각 강연하고 백낙청 서울대 교수, 황석영씨 등과 대담할 계획이다. 또 30일 열리는 월드컵 전야제에 참석해 헌시를 낭송할 예정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라스는 강연회를 통해 ▲통일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을 수 있는데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상대적 약자를 최대한 고려하는 등 신중하게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등의 지론을 밝히면서 통일 과정에서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 그라스는 방한을 약속하면서 남북한 문화계 인사와 자신이 만나는 3자 회동의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독일문화원측은 황석영씨를 남측 대표로 선정해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측이 최근 사정상 어렵다고 회신, 황씨와의 동행 방북은 무산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