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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3일자) 워버그 파문 철저히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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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BS워버그 증권사의 삼성전자 투자보고서 번복 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강력 매수'로 발표했던 투자의견을 불과 사흘만에 '보유'로 떨어뜨렸다는 이유에서 만은 아니다. 투자의견이란 언제든 수정할 수 있고 오류가 있다면 하루만에도 번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투자의견 자체가 아니라 워버그가 의견을 번복한 전후 과정과 이에 연계된 매매의 불공정성 문제다. 투자의견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특정 고객에게 미리 자료를 유출했는지,그리고 보고서 발표시점을 이용해 차익을 추구했는지 여부가 우리의 관심이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이는 전형적인 증권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마땅하다.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주식 매매가 워버그증권사 창구에 집중됐고 특히 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된 보고서가 발표되기 직전에 같은 창구에서 대량의 팔자 주문이 나온 것은 보고서를 이용한 불법매매 가능성을 높여놓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 자체를 시비삼을 생각은 전혀 없다. 한국기업들의 영업활동이 이미 국제화되어 있고 외국인투자자들이 국제적 투자경험을 갖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 결코 질시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증권시장 일각의 지적처럼 불법적인 정보독점이나 담합, 혹은 해외 현지와 연계한 주가조작에 의해 높은 수익을 올린다면 이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되겠다. 이번 워버그 건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외국인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우월적 지위에서 주식을 매매한다는 의문이 제기된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을 앞두고 외국인 주식 매입이 급증했다든지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팔고 나면 돌연한 악재가 나타나 주가가 하락했던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문제는 증권시장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외국인이 보유하게 된 지금까지 외국인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충분한 조사와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워버그 건과 관련해서도 감독당국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조사인력의 부족이나 해외현지조사의 어려움에 대한 이런저런 볼멘소리가 나오는 모양이지만 이는 결코 변명이 될 수 없다. 당국은 워버그증권사의 불공정매매 여부를 철저하게 가려내 다시는 외국인 주식 매매를 둘러싼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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