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8일 소폭 반등했지만 이미 1천3백원대는 무너진 지 오래다. 일반적으로 원화 절상은 철강·운수업 등에 유리하고 조선업에 불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환율의 영향은 개별 기업에 따라 다른 만큼 이들 업종에서도 '옥석'을 가릴 것을 주문했다. ◆철강=원화 절상은 철강주에 있어 수익성 개선 요인이다. 수출비중은 낮고 원재료의 해외의존도는 높기 때문.LG투자증권 이은영 연구위원은 "포스코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절상되면 당기순이익은 2백62억원,주당순이익(EPS)은 2백82원 개선된다"고 분석했다. INI스틸이나 동국제강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고려아연 풍산 등 수출비중이 높은 비철금속주에는 악재다. ◆조선=원화 절상은 조선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엔화 절상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나은 편이다. 신영증권 조용준 연구위원은 "선물환 헤지 정도와 수주잔량에 따라 업체별 영향은 다르다"며 "충분한 수주물량을 갖고 있고 선물환 헤지가 돼 있다면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선물환 헤지 비중이 낮아 외화부채와 수입원자재를 제외한 연간 조선부문 매출 17억달러가 환율변동에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원화가 1백원 절상되면 약 1천7백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적극적인 선물환 헤지를 통해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을 90% 이상 회피한 상태다. ◆운수=원화 강세는 항공주에 유리하고 해운주에는 양면적인 영향을 준다. 우선 운수업종은 외화부채·수입이 많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한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원화가 10원 절상되면 △대한항공 1백83억원 △한진해운 2백29억원의 환산이익이 생긴다. 그러나 환산이익은 장부상 평가개념으로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영업이익에 미치는 환율효과는 항공주와 해운주가 다르다. 항공업은 달러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환율이 하락하면 영업이익이 개선된다. 해운업은 매출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는 반면 비용 중 달러결제 비중은 약 80%로 매년 달러가 순유입된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는 영업이익을 줄어들게 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