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중 하나인 카렌 휴즈 공보담당고문(45)의 갑작스런 사임발표가 '일과 가정'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임 이유가 "고향인 텍사스에 가고 싶어하는 15살난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권력을 포기하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휴즈의 결단을 '영웅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최근 가정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유명 여성은 또 있다.


매사추세츠 주지사(대행)인 제인 스위프트(37).미국 50명의 주지사중 가장 나이가 어린 그는 지난해 '재직중 아이를 낳은 첫번째 주지사'란 타이틀도 얻었다.


올 가을 '재선'을 앞두고 있는 그는 지난 달 '현직'이란 프리미엄을 버리고,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패배가 두려웠기 때문이란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그의 답변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것이었다.


휴즈와 스위프트의 결심이 놀랍게 비쳐지는 것은 이들이 유명 인사이기 때문.하지만 지금 미국 사회에선 이런 놀라움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인구센서스 결과 한살 미만의 아이를 가진 주부들이 직장을 갖고 있는 비율은 55% 수준.이는 이전 조사였던 1998년의 59%보다 크게 줄어든 비율로 거의 92년 수준(54%)으로 돌아갔다.


일하는 여성비율이 줄어들기는 지난 76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성들이 직장 대신 가정을 선택하는 것은 '베이비붐세대'와 'X세대'의 뚜렷한 차이점이란 게 학자들의 설명이다.


베이비붐세대는 일과 가정을 모두 중시했으나,지금 사회의 주력인 X세대는 일보다는 가정에 더 충실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는 9·11테러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직장을 버리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은 페미니즘(여권 신장 운동)의 포기'라는 주장도 있지만,이제는 아이를 위해 쉴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페미니즘이라는 견해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을 정도다.


과연 어떤 주장이 옳은지 모르지만 벌써부터 '미국은 이제 노동력부족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