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점령에 대한 보복조치로 취한 석유수출 중단을 7일 자정부터 해제, 수출을 재개하기로결정했다고 이라크 국영 TV가 5일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달 8일 한 달 시한으로 대(對)서방 석유수출을 중단한 뒤 다른 아랍 산유국들에 대해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으나 커다란 호응을 얻지 못함에 따라 취해졌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 주재로 주례 각의를 마친후 발표한 성명에서 일방적인 석유수출 중단조치와 관련, "우리가 아랍의 양심을 표시한 것으로 충분하다"면서 "모든 아랍국가들이 이라크의 석유 수출 중단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지난 3월 29일 대규모 군병력을 동원,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점령하자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하면서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 서방에 석유 수출을 한달간 중단하고 사태발전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라크는 최대의 대미(對美) 석유수출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 산유국들에게 석유 수출 중단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으나,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라크의석유 무기화 호소에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특히 이라크가 석유 수출을 중단하기전에 감산을 결정한 이란과 이라크의 호소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리비아도 감산하지 않음으로써 이라크의 석유 수출 중단 호소는 아랍 산유국으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석유 수출 중단은 석유 수출의 감소를 초래한 베네수엘라의 총파업 시기와 겹쳐 세계 석유 시장의 유가를 배럴당 6%(1달러 44센트) 인상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분석가들은 이와관련, 다른 중동 산유국들이 이라크의 수출 중단 조치에 결국 동참하지 않음으로써 그러한 유가 인상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말 아메르 모하메드 라쉬드 이라크 석유장관은 이라크의 석유수출 중단효과는 매우 좋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좋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하루 230만 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이라크는 지난 90년 쿠웨이트침공후 유엔이 취한 석유 금수조치에 따라 하루 180만 배럴 정도 수출할 수 있다. (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c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