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중간선거(off-year election)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중간선거일은 11월 5일 화요일.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4년) 중간시점에 실시되는 상하 양원 및 주지사 선거 등의 선거를 말한다. 중간선거의 경우, 하원은 임기가 2년으로 전국 50개주 435명 전원을 개선하며상원은 임기가 6년으로 이들 가운데 3분의 1을 새로 선출한다. 올 11월 중간선거에서는 전체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4명을 개선한다. 전국 50개주 주지사와 주의원의임기는 4년과 2년으로 이들도 중간선거의 교체대상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전국50명 주지사 중 36명을 개선한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전반 임기 2년에 즈음해 실시된다는 점에서 현직 대통령에게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여당과 야당에는 차기 대선의 향배를 가늠하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권 출범 초부터 2004년 재선고지를 향해 줄달음질 해온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11월 중간선거는 한마디로 그의 정치 명운을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에서 지면 그의 재선 희망은 물건너 갈 가능성이높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92년 재선에 도전했다가 중앙정치무대 신출내기였던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무릅을 꿇었다. 부시대통령은 아버지가 단임 대통령으로 끝나야 했든 `부시가(家)'의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결의에 차있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를 2004년 정권 재탈환을 위한 중간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 아래 부시체제 하의 공화당과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민주당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 11월 대선에서 전쟁에 이기고도 당시 정국대세와 대법원 판결 등에 밀려 대권을 뺏겼다는 앙금을 여전히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전체 국민투표수에서 부시공화당 후보를 이겼는데도 전국 선거인단수에서 간발의 차이로 져 법정공방 등 우여곡절끝에 정권을 공화당에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높은 인기와 여당이자 현직 대통령으로서 선거자금 모금 및 정보활용 등 집권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지만 중간선거의 승리를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감과 함께 상원과 주지사 개선 대상의 3분의 2 안팎이 공화당 출신이라는 점도 부시 대통령에게 상당한부담으로 작용한다. 상원 개선 대상자 34명 가운데 공화당이 20명, 민주당이 각각 14명으로 공화당이 수세적 위치에 처해 있다. 공화당 개선대상 상원의원은 버지니아주, 텍사스주,테네시주, 미시시피주, 오클라호마주, 아칸소주, 콜로라도주, 와이오밍주, 아이다호주 출신 등 20명. 민주당 개선대상 상원의원은 매사추세츠주, 델라웨어주, 미네소타주, 일리노이주, 조지아주, 루이지애나주 출신 등 14명. 부시 대통령 정권출범 초 상원 판세는 50 대 50으로 이른바 황금분할 구도가 구현됐다는 평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의장인 공화당 딕 체니 부통령의 1석 덕분에 가까스로 상원 다수당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공화당 제임스 제퍼즈 의원의 전격 탈당으로 상원판도가 49대 50 으로 무너져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정국 주도권의 한 축이 무너져 내렸다. 부시 대통령은 향후 정국을 주도하고 오는 2004년 대선고지를 선점하려먼 상원을 재탈환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부시 정권 후반 임기 2년 의정을 주도하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다시 찾아오기 위해서는 상원 의석분포 틈새를 더 벌려야 할 판이다. 하원의 경우,현재 공화, 민주 의석분포가 무소속 2명과 공석 3명을 제외하고 221 대 209로 공화당이 12석 앞서 있다. 그러나 공화, 민주 어느 당도 하원 선거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선거가 아직 6개월 남아있는데다 향후 경제상황과 엔론사태 및 쟁점법안 등 국내 현안,테러전 향배와 중동사태, 아시아-유럽-러시아-중국 관계, 대북 관계 등 정국 변수가도처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사 선거도 정국 장악과 2004년 대선고지 선점을 위해 고려해야 할 주요한변수중 하나. 이는 주지사에 어느 당 후보가 당선하느냐 여부가 미국 정국기류와 대선향배에 무시못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지사 선거의 경우, 현재 공화당이 27개주, 민주당이 21개주, 무소속이 2개주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 이중 공화당 23명, 민주당 11명, 무소속 2명 등 총 36명이이번 주지사선거의 개선대상이다. 미국 언론은 지난해를 "전쟁의 해"로 기록하고 있다. 워싱턴 정가의 올해 화두는 "선거의 해"다. 미국이 전쟁의 해에 이어 선거의 해를 맞아 어떻게 변모할지 내외의 관심이 더해가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