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이 탄원서를 통해 특혜분양의혹 대상으로 지목한 분당 주상복합아파트 '파크뷰' 분양을 둘러싸고 투기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파크뷰는 지난해 3월 분양 당시 선착순 수의계약분 1천300가구에만 10만명이 몰리면서 외환위기 이후 달아오르지 않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불을 지폈다.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펼치기도 했지만 이동식 중개업자인 이른바 '떴다방'들을끌어들이고 당시로서는 드문 선착순 분양이 투자자들의 원초적인 투자경쟁을 부추긴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무명의 회사가 하루아침에 주택시장의 전면에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할만한 상품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었고, 그만큼 투기요인이 끼어들 여지가 많았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정설이다. ◇묻지마 투자 모두 13개동 1천829가구 규모의 파크뷰는 분당신도시 입주 10년만에 들어서는최대규모의 주택단지이다. 단지 안에는 청소년수련관과 2개 학교, 테마공원, 녹지공간 등을 갖추고 상가와아파트가 분리돼 주상복합의 약점을 보완했으며 강남권과도 도시고속화도로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분양 전부터 저금리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강남의 '큰손'들이 파크뷰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다. 분양 이후 일부 투자자가 차명을 동원, 10여 가구를 '싹쓸이'했다는 입소문이분당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번졌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분양 전부터 선착순 분양원칙을 무시한 빼돌리기식 사전분양설이 흘러나왔으며 이른바 '묻지마' 투자대열 속에 영향력 있는 유력인사들이끼어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난해 10월 한나라당이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특혜의혹을 제기했을 때 일부언론은 여당 실세의 친인척과 경찰 간부, 언론사 기자 등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을제기하기도 했다.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계약금 3천만원만 내고 분양만 받는다면 바로 1천만∼2천만원을 받고 되팔 수 있는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식 장사였다"며 "영향력있는인사였다면 10∼20층의 준로열층을 분양받아 상당한 차액을 챙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명분양 의혹 파크뷰 시행사인 에이치원개발은 3일 특혜분양설이 제기되자 해명자료를 통해 "지금까지 해약한 분양자가 없고 130여명의 무더기 해약 사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용도변경 특혜의혹을 제기했던 성남시민모임 집행위원 이재명(37.李在明)변호사는 "계약금 3천만원을 손해보고 해약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차명으로구입했다 곧바로 전매했을 것"이라고 에이치원측의 해명을 일축했다. 이 변호사는 "전매차액을 챙긴 유력인사들에게는 용돈이었을지 몰라도 서민들입장에서 보면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내집 마련의 기회를 빼앗긴 셈이 된다"고 말했다. 친인척이나 제3자 명의로 구입했더라도 실분양자와 관계를 밝히는데 시간이 좀더 걸릴 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게 부동산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검찰 수사결과 김 전 차장의 주장대로 특혜분양 리스트가 드러나면 관련자들은투기의혹에 대한 도덕적 비난은 물론 대가성이 밝혀지면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최고 1억원 파크뷰 분양 전매자들은 얼마나 투자이익을 올렸을까. 분당 한국공인에 따르면 분양직후 33.48평형 2천만∼3천만원, 54.64평형은 1천만원안팎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던 파크뷰 분양권은 1년뒤인 최근에는 33평형 8천만∼1억원, 54평형은 5천만∼6천만원의 웃돈을 줘야 매입할 수 있다. 이는 인근 주상복합아파트에 비해 2배정도 높은 수준으로, 투기성 투자를 한층부추기고 있다. 에이치원 홍순원(58) 감사는 "최초 계약자 가운데 30∼40%가 명의를 이전했으며이 가운데에는 33평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아파트는 오는 2004년 6월 입주예정인데 이미 인기평형을 중심으로 600가구이상이 전매된 셈이고 최초 계약자들은 수 천만원의 '용돈'을 챙긴 셈이다. 검찰에서 고위 공무원과 판.검사, 국정원 간부 등 사회지도층 유력인사들의 특혜분양과 투기사실이 드러나면 한차례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