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지도자 샤밀 바샤예프의 사망 여부를놓고 러시아 언론이 30일 엇갈린 보도를 하고 국방부와 크렘린이 입을 다무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친(親) 크렘린계 체첸 인사들을 만난 아나톨리 크바쉬닌 합참의장이 "`바샤예프의 시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러시아군에 사살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인테르팍스 통신은, 역시 크바쉬닌 함참의장을 말을 인용해 "바샤예프가이미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없다"고 밝힌것으로 전했다. 바샤예프 사망 여부를 둘러싼 보도가 이렇게 엇갈리는 가운데 국방부와 크렘린,체첸측은 즉각 확인을 거부해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프세블로드 체르노프 체첸 검찰청장은 이와 관련, "검찰이 현재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바샤예프가 죽었다는 정보는 아직 없다"고 말해 회의론에 무게를 두고있다. 앞서 지난 주에도 연방보안국(FSB)이 또다른 체첸 지도자 오마르 이븐 알 하타브를 사살했다고 발표했을 당시 체첸측이 공식 부인하고 나서는 등 일부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타브는 그러나 FSB가 주도한 독살 작전에 말려 사망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크바쉬닌 합참의장이 이렇게 논란을 빚고 있는 바샤예프 사망설을 제기한 이유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하타브를 제거한 FSB를 칭찬한데 자극받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宮)에서 열린 안보회의 석상에서 "지난해 말 체첸작전권을 국방부에서 FSB로 넘긴 것은 잘한 결정"이라며 FSB를 치켜세웠다. 바샤예프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하타브와 함께 지난 1999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체첸의 반(反) 러시아 투쟁을 주도하는 쌍두 마차로 평가된다. 미국은 바샤예프가 지난해 `9.11 미국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