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yang@sasmsung.co.kr 1991년 3월 영남지방의 상수원인 낙동강에 페놀이 유입된 사건이 있었다. 낙동강은 수백만 지역주민의 젖줄이었다. 당시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수돗물에 극약을 타 마신 셈이었다. 90년대 초반까지 우리의 환경의식과 관리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면이었다. 우리나라 환경기초시설은 1970년대에 들어서 건설되기 시작했다.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등 주로 차관에 의해 지어졌다. 거기에 적용된 기술도 일본이나 유럽의 기업들에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했다. 9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순수 국내 자본과 기술로 하·폐수처리장,쓰레기소각장,폐기물처리시설 등이 건설되었다.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이 역설적으로 수질오염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을 촉발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내 수질오염 방지기술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독자적 설계는 물론 건설과 시설운영까지 순수 국내기술로 가능하게 되었고,선진국에 역수출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렇듯 기술적인 측면은 선진 수준에 이르렀지만 환경에 대한 의식수준은 아직 미흡한 게 사실이다.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생산자나 일반 국민들이 환경 투자를 결정하는 순간 본전 생각부터 난다면 청정사회를 향한 우리의 희망은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유발시킨 오염이 내 입과 코로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본격적인 행락철로 접어들면서 또다시 전 국토가 연중행사처럼 쓰레기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다. 흔히 환경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의 의식수준은 지속적인 교육과 계몽활동에 기인한 점도 크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강도 높은 페널티가 뒤따른다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규제 체제가 솜방망이로 인식된다면 마포나루에서 건져올린 물고기를 매운탕으로 먹을 수 있을 날이 멀게만 느껴진다.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면서 심각하게 야기되는 문제중의 하나가 환경 문제다. 늘어나는 생활하수 쓰레기 공기오염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의 넉넉하지 못한 재정상태로는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중소 도시나 농촌지역까지는 시설 건립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최근 민간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환경기초시설을 건설하고,그 시설의 유지관리까지 기업이 책임지는 방식이다. 환경에 이익개념이 도입되자 '환경문제는 국가가 해결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이다.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도 입증되고 있다. 민간의 자금과 경영기법이 도입되면서 환경관리는 새로운 국면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의식의 변화와 발상의 전환이 계속된다면 수돗물을 마시는 것이 공익광고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