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 일제검사가 시범실시된 22일 오후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와 관세청 인천공항 세관이 서로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웃지못할 `코미디'를 벌여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현재 세관은 월드컵축구대회를 맞아 지난해 9.11테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않도록 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출입국사무소의 입국심사대 옆에 X-레이 검사대를 설치, 여객들의 짐을 모두 검사하려 하고 있는 반면 출입국사무소는 업무에 방해가 되니 다른 곳에서 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여객이 가장 많이 붐비는 오후 5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공항여객터미널 동쪽 끝부분인 A구역에서 여객들의 모든 짐에 대해 X-레이 검사가 시작된 것이다. 출입국사무소는 이날 X-레이 검사로 인한 불편사항을 부각시키기 위해 여객 1인당 입국심사 시간을 평소의 35초∼1분보다 훨씬 짧은 12∼14초까지 단축시켰고, 이결과 입국심사대 앞은 금세 100명 가까운 줄이 길게 늘어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때문에 일부 여객들은 X-레이 검사대를 통과하는데 최고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고 입국심사 업무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세관측은 검사시간을 단축시켜 혼잡을 덜기 위해 X-레이 한대당 투입인력을 평소의 5배인 20명 가량으로 늘려 검사와 안내를 병행했지만 밀려드는 여객을 제때 다 소화하지 못하고 진땀을 쏟았다. 공항의 관계자들은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면 쉽게 해결될 것 같은데 정부 기관들이 쓸데없이 알력다툼만을 벌이는 것으로 내비쳐져 보기 않좋다"고 말했다. 세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금까지 X-레이 검사대 설치를 위해 법무부장관과관세청장이 직접 만나는가 하면 인천공항 차원에서 2차례의 보안대책협의회를 열고,국무조정실의 중재를 거쳤지만 전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12일에는 세관측이 X-레이검사 시범실시를 위해 X-레이 검색대를 1층에서 2층 입국심사대 옆으로 옮기려다 출입국사무소측이 젊은 남자직원들을 동원해 실력행사를 하는 바람에 양측이 물리적인 충돌위기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