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42)씨로부터 청부수사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총경이 14일 홍콩으로 출국하기 전청와대를 방문한 뒤 최씨와 비밀회동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출국과정에 의혹이 일고있다. 특히 검찰은 최총경이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최씨와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5∼6명과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회동을 가졌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도 3일이 지난 15일에야 출국금지 조치에 나서 '늑장대응'이라는 비난을 면키어렵게 됐다. 최총경은 9일 최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김홍걸씨에게 7만달러를 줬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던 11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 경위와 목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최총경은 대통령 친.인척 사정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2∼3일에 한번씩 수시로 청와대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총경이 청와대를 방문한 진짜 이유는 최씨로부터 모종의 메시지를 받아 청와대에 전달, 구명을 시도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씨는 6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전화를 걸어 구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답변이 없자 9일 기자회견에서 홍걸씨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뒤최총경을 통해 다시 `협상'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최씨가 대책회의를 가진 호텔에 머문 기간이 최총경이 청와대를 방문한 당일인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였다는 점도 이런 추정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검찰이 최총경에 대해 뒤늦게 출국금지에 나선 경위도 석연치 않다. 최총경은 98년 9월 마이클잭슨 내한공연과 관련, 사기 등 혐의를 받고있던 최씨를 수사한 장본인으로, 최씨의 부탁에 따라 A사 유모 이사를 수사했다는 의혹까지 받고있는 인물. 검찰은 그러나 13일 최총경이 최씨 및 측근들과 회동을 가졌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날 밤 언론이 이를 일제히 보도했음에도 서둘러 출금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검찰은 "뚜렷한 범죄단서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직 총경을 출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고 그렇기 때문에 바로 출금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씨 이권개입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또다른 핵심인물인 김희완씨에 대해서는 최씨가 기자회견을 개최한 다음날인 10일 일찌감치 출금한 점에 비춰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