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충북(13일)에서 잠시 주춤했던 "노풍(盧風)"이 전남(14일)에서 되살아났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노무현 후보가 충북에서 선전한데 이어 전남에서 압승을 거둬 "노무현 대세론"에 한층 탄력이 붙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노 후보의 연고지인 부산에서 오는20일 경선을 치른 뒤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향후 선거일정을 감안하면 노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충북.전남 경선의미와 전망=예상대로 충북에서는 연고가 있는 이인제 후보가,전남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노 후보는 현재까지 선거가 끝난 14개지역 경선중 제주와 충청권 세곳을 제외한 9곳에서 1위를 하면서 "노풍"을 몰아가고 있다. 노 후보는 광주 전북에 이어 전남까지 석권,호남지역에서의 탄탄한 지지도를 과시함으로써 향후 수도권 선거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반면 이 후보는 연고지인 대전,충남,충북 세곳에서만 승리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충북의 경우 70% 안팎의 득표를 했던 대전,충남에 비해 다소 실망스런 득표율을 기록했다. 충북지역에서도 노풍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지역은 부산과 경기,서울 등 세곳이다. 부산은 노 후보의 연고가 있는 지역이어서 노 후보가 큰 표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하지만 승패는 여전히 2만9천명에 이르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 표심에 달려있다. 노 후보는 부산에서 이 후보와의 표차(현재 1천5백12표)를 크게 벌려 수도권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이 후보는 노 후보를 상대로 이념.정책공방을 벌이면서 도지사를 지낸 경기도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순천반응=개표결과가 발표되자 노 후보 지지자들은 "노무현"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실에 들른 노 후보도 "그동안 색깔론 등 당내외의 흑색선전성 공세때문에 이기면서도 수세적 국면에 처했었는데 이제부터는 정책을 앞세운 공략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향후 전략을 묻는 질문에 노 후보는 "앞으로는 야당의 공세에도 견뎌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면서 "그러나 꼭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를 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16.3%를 얻은 정동영 후보 역시 "제주 전북에 이어 상대적으로 많은 표를 줘서 용기가 났다"고 반색한 반면,21.7%라는 저조한 득표율을 획득한 이인제 후보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남긴 채 평소와 달리 기자실에 들르지도 않고 황급히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순천=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