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초의 독립국가 탄생을 목전에 둔 동티모르를 이끌 초대 대통령 선거가 14일 열린다. 주민 43만여명이 유권자로 등록한 이번 선거는 14일 오전 7시 전국 933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돼 오후 4시에 종료되며 이르면 17일 비공식 집계가 공개될 것으로 보이나 공식 개표 결과는 21일 발표된다. 독립 영웅 사나나 구스마오와 사비에르 도 아마랄(65) 티모르사회민주연합(ASDT)총재 등 2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 전력과 여론 등으로 미뤄 구스마오의 압승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 맞서 24년간 무장 독립투쟁을 주도해 온 구스마오는 지난 달 15일부터 시작된 선거운동 기간 전국을 누비며 유세전을 펼쳤으며 그 때마다 수 천명의 청중들이 몰려들 정도로 지지 열기가 뜨거웠다. 반면 75년 포르투갈 철수 후 동티모르 대통령에 지명됐다 인도네시아군의 침공으로 9일만에 권좌에서 물러난 전력을 갖고 있는 아마랄 후보는 고령인데다가 고혈압으로 인해 그동안 선거운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동티모르 전문가들은 "두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 등을 감안할 때 구스마오의 완승이 점쳐진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은 당선자가 누구냐가 아니고 투표율이 얼마나 높게 나오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티모르는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되면 다음 달 20일 0시를 기해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전세계 지도자들과 주민 2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독립선포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딜리에서 약 10㎞ 떨어진 타시톨루에서 열릴 예정인 독립선포식은 아난 총장의 축하 연설에 이어 동티모르 국기 게양, 대통령 당선자 취임 연설, 가두 행진, 불꽃놀이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초대 내각 취임식이 열린다. 동티모르는 75년 12월 7일 무력 침공한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지난 99년 8월 30일 주민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로 독립을 가결, 지금까지 유엔의 지원으로 독립국가 건설을 준비해왔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