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대형주와 중소형주 중심의 실적장세가 시동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 중심의 외국인 매도공세에도 불구하고 실적주의 강세행진은 지칠줄 모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8일 17.32포인트(1.89%)나 밀렸다. 11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1조2천억원에 가까운 프로그램물량도 부담스럽다. 전문가들이 조정을 전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1·4분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들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정은 깊지 않을 것"이라며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영향을 받는 대형주 매수를 뒤로 미루고 실적호전 중소형주를 노려볼만 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은행 실적이 신호탄=부산·대구·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의 실적은 '놀라움(Surprise)'을 넘어 '충격(Shock)'적이다. 이들 은행의 올 1·4분기 잠정실적이 지난 한해 실적을 웃돌고 있다. 부산은행은 1·4분기 순이익이 5백3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이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백23억원이었다. 올해 당기순이익은 1천3백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대구은행과 전북은행의 실적도 만만찮다. 대구은행의 1·4분기 순이익은 4백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해태제과 등 부실기업에 대한 충당금 부담 때문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전북은행도 올 1·4분기 5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부실자산을 웬만큼 털어내 충당금 적립부담이 크게 줄어든데다 올해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는 33.5% 상승한데 비해 은행업종의 주가상승률은 19.7% 수준이다. 가격 메리트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크레디리요네(CL)증권도 최근 금리인상 움직임과 관련,은행주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올 1·4분기 실적호전을 재료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은 이날 1·4분기 실적호전이 전년동기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추천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급락세를 보인 이날에도 급등세를 보였다. ◇전망 및 투자전략=이날 장 마감 후 전문가들은 조정을 예상하면서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선물가격이 KOSPI200지수보다 낮은 백워데이션으로 마감돼 프로그램매물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조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현재 프로그램매물은 1조2천억원수준.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옵션과 연계된 2천5백억원 등 5천억원 이상은 약세장에서 흘러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이 출렁일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수급 등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큰 폭의 하락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시장의 '추'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공세도 끝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홍춘욱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도 35만~36만원선에서 더 이상 물량을 내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