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5∼26일 프랑스에서 개최될 제55회 칸영화제의 개막작으로 미국 우디 앨런 감독의 「할리우드 엔딩」이 선정됐다. 「할리우드 엔딩」은 마지막 작품을 연출하게 된 유명 영화감독(우디 앨런 분)이 시력을 차츰 잃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모든 스태프와 연기자에게 숨긴채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질 자콥 칸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칸영화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1979년 우디앨런의 「맨해튼」이 칸영화제에 처음으로 소개됐을 때 비록 그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관객들은 빈 무대를 향해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면서 "우디 앨런을 보기 위해우리는 20년을 기다려왔고 우리는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감독인 그를 환영할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우디 앨런은 "프랑스 사람들은 늘 나에게 우호적이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한 뒤"여러 차례 칸으로부터 초청받았지만 사정상 가지 못했는데 마침내 참가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까지 영화제 개-폐막식에 참가하지 않는 불문율을 지켜왔으나 지난달24일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193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우디 앨런은 할리우드의 주류 상업영화에 대항해온 지성파 감독으로 각본과 주연까지 도맡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69년 「돈을 갖고 튀어라」 이후 수많은 히트작을 발표했으며 「맨해튼」과 함께 「카이로의 붉은장미」 「한나와 자매들」이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한편 우리나라 작품 가운데서는 「취화선」(감독 임권택)과 「생활의 발견」(홍상수)이 올해 칸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후보작 물망에 올라 있으며 「복수는 나의 것」(박찬욱)의 진출 가능성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