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낮 9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속칭 '588 윤락가' D여관 화재 당시 시민들의 적극적인 구조활동이 인명피해를 줄인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낮 12시 37분께 4층짜리 여관에서 발생한 불은 순식간에 계단을 타고 번졌고 20여명으로 추정되는 여관 투숙객들중 일부는 여관 창문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거나 1층 바닥으로 뛰어 내렸다. 근처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던 안재삼(47)씨는 화재를 목격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골목길에 버려진 침대 매트리스와 가정 집에서 얻은 매트리스 등 모두 2장을 여관앞바닥에 깔았다. 안씨의 도움으로 침대용 매트리스로 뛰어내린 박모(40)씨 등 10명 안팎의 투숙객들은 큰 부상없이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또한 여관 근처 길가에서 점심을 먹고 담배를 피워 물었던 안승룡(47.만화가)씨도 여관에서 연기가 피어나는 것을 보고 근처 주차장에서 침대용 매트리스 1장을 구해 지나가던 행인 3∼4명과 함께 여관앞 바닥에 깔았다. 안씨 등의 도움으로 2층에 있던 남녀 2명과 3층에 있던 남자 1명 등 모두 3명이 무사히 구조됐다. 두달전부터 근처 교회에서 교회 목사의 일대기를 만화로 그려주는 작업을 하고 있던 안씨는 "소방차도 출동하기 전에 급박한 상황이 벌어져 매트리스를 발견하고 구조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40대 가량의 여성이 추가로 숨져 모두 9명의 사상자중 사망자는 5명으로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