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5P 이상 급락하며 87대로 내렸다. 주말동안 벤처비리사건 확대, 하나로통신과 두루넷 합병 결렬, 나스닥선물 큰 폭 하락 등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며 폭락이 연출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팔자 공세로 장후반 지수관련주가 급락하자 중소형주로 투매물량이 쏟아져 하한가종목이 속출했다. 과열 식히기 차원의 조정은 충분히 예상됐으나 20일선이 크게 무너지는 등 큰 낙폭이 부담스런 모습이다. 당분간 관망을 유지하면서 체력비축을 거치며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수상승 속도를 감안해 지수관련 우량주 중심으로 순차적인 저점 매수가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1일 코스닥지수는 87.70으로 전거래일보다 5.03포인트, 5.39% 내렸다. 지난 3월14일 87.49를 기록한 이래 보름여만에 87대로 주저앉았다. 음식료담배와 숙박음식을 제외한 전업종이 내려 하락종목수가 595개에 달했고 이중 하한가종목은 69개였다. ◆ 통신주 등 대형주 추락 =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 결렬로 대형통신주를 비롯해 지수관련주가 크게 내렸다. 하나로통신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KTF와 LG텔레콤이 6~7% 급락했다. 벤처비리 확대속에 최근 자금유용설에 휩싸였던 강원랜드가 장중 하한가를 오가다 11% 가량 떨어졌다. 국민카드와 SBS 등이 1% 대의 하락폭으로 선방했고 국순당이 4% 가량 올랐을뿐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이 대부분 5~6% 대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아스텐과 피코소프트가 정부 로비 관련 대주주 비리설로 동반 하한가로 추락했다. 뇌물수수혐의로 대표이사가 구속수사중인 장미디어와 아라리온은 하한가에서 벗어났으나 여전히 약세권에 머물렀다. 한편 휴대폰 전자파 흡수율 검사 의무화 소식에 익스팬전자가 상한가에 오르는 등 쎄라텍, 동일기연 등 전자파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6억원과 75억원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저가매수에 나서며 290억원 순매수했다. ◆ 급락 충격 감안 관망세 유리 = 시장심리가 급속 냉각되며 일부 종목으로 투매 양상까지 벌어져 당분간 상승 속도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추가급락 가능성은 적고 내일 기술적 반등도 기대되나 무리한 매수가담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시장이 한꺼번에 밀리면서 미수물량까지 나와 지수관련주는 물론 그동안 덩달아 올랐던 중소형주 급락세가 연출돼 충격이 컸다”며 “20일선이 쉽게 깨진것도 부담으로 작용하며 상승세 복귀에는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연구원은 “다음 주 미국 실적 시즌에 대한 경계도 있어 지수가 쉬어가는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며 “매수에 가담하더라도 중소형주보다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조금씩 꾸준히 사들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불공정거래문제와 미수금 과잉이라는 악재가 시장을 지배한 가운데 시장 비중이 큰 기관의 매수참여가 부진해 당분간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벤처관련 비리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어 기조를 바꿀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추가 조정시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실적이 우수한 종목에 대한 저가매수를 고려해 볼 만 하다"고 권했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그간 많이 오른 것이 가장 큰 악재지만 통신주 조정은 3월 결산 마감에 따른 통상적 매물 출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락이 예상됐지만 속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 일단 관망하면서 상승세 복귀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